주차장에 들어서면 대형 디스플레이 전광판을 통해 어느 공간이 비어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초록색 유도등이 켜진 곳을 따라 가면 빈 자리를 발견할 수 있다.
주차를 마치고 나면 미리 등록해 둔 자신의 휴대폰으로 '주차 위치는 지하 2층 A3열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가 떠서 다음 날 헷갈릴 일도 없다.
지난달 차에 못보던 흠집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이전 같았으면 경비원과 책임 소지여부를 놓고 언쟁을 벌였을 김씨였지만 이번에는 두 대마다 한 대 꼴로 설치된 CCTV를 통해 간단히 '범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비전라이드(대표 이방훈)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인텔리전트 주차시스템 '시큐-파킹(Secu-parking)'이 관련업계에서 화제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설립된 뒤 1년 만에 현대차계열 건설사 엠코와 신성건설 현대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 10여곳과 잇달아 계약을 체결하며 '똑똑한 주차장'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시큐-파킹' 시스템은 빈 주차공간으로 차를 유도해주고 주차 위치를 알려준다.
또 출구가 여럿일 경우 주차장 내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출구 주변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붐비지 않는 곳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차량 파손이나 도난이 일어났을 때 대응하기도 쉽다.
차량이 들어올 때 4면을 카메라로 찍어두어 차에 파손이 일어났을 때 책임 소재를 쉽게 가릴 수 있고 사각 지대 없는 CCTV로 차량 보관 상황을 언제든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안 기능도 뛰어나다.
주차장 곳곳의 비상벨을 누르면 '무슨 일이십니까'라는 목소리가 자동으로 크게 울린다.
이방훈 사장은 "범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상벨이 울리자마자 긴급 메시지가 주차요원의 PDA로 자동 전달된다"고 말했다.
가격부담도 크지 않은 편이다.
10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의 경우 시큐-파킹 시스템을 도입하는 비용은 약 10억원(대당 100만원) 수준이다.
기존 주차장의 설계.보안비용에 대당 50만원가량만 추가 부담하면 이 같은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사장은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불과 6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부평과 울산 엠코타운 등 10여곳을 수주했고 10여개 단지의 설계.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주요 아파트단지뿐만 아니라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에도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