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여행을 많이 한 사람들도 촌부리라고 하면 다소 낯설어 한다.

촌부리는 방콕과 파타야 중간에 위치한 항구도시.흔히 말하는 관광도시가 아니어서 보통은 그냥 지나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퍼들로 한정시킨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촌부리는 태국이 자랑하는 골프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방콕이나 파타야에서 1시간이면 닿을 정도로 가까운 데다,명문 골프클럽도 많아 늘 골퍼들로 붐빈다.

골프장으로는 크리스탈베이CC가 제일 유명하다.

크리스탈베이CC는 바로 옆에 붙은 마운틴 섀도CC(18홀)를 합해 45홀 규모로 덩치를 불린 태국 최대 골프장.태국골프연맹이 2003년 최고의 골프코스로 선정하기도 했다.

크리스탈베이CC의 27홀은 각 9홀의 AㆍBㆍC코스로 나뉘어 있다.

A코스(레이크뷰)는 해저드와 벙커를 적절히 배치해 난이도를 조절했다.

특히 9번 홀이 난코스로 꼽힌다.

그린 앞에 넓게 펼쳐진 호수가 샷을 위축시킨다.

파5인 6번과 14번 홀은 페어웨이 양쪽에 아주 큰 벙커와 해저드가 있어 자칫 잘못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B코스(가든뷰)도 A코스와 비슷하다.

파5 3번 홀이 까다로운 편이다.

230야드 지점에 있는 해저드를 넘겨야 페어웨이에 안착시킬 수 있기 때문에 거리가 나지 않는 주말골퍼들이 부담스러워 한다.

C코스(마운틴뷰) 7번 홀은 핸디캡 2의 파4 직선홀로 티샷이 해저드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다.

세컨드샷 또한 해저드를 가로질러 그린에 올려야 한다.

그린을 둘러싸고 있는 벙커에서의 서드샷에서 무너지는 이들도 있다.

세 코스 모두 페어웨이 안착률에 따라 점수가 달라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여지없이 키 큰 야자수가 세컨드샷을 방해한다.

OB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OB지역이 있기는 하지만 일부러 보내지 않는 한 OB가 나지 않는다.

그린은 굴곡이 없는 대신 아주 빠른 편이어서 적응하기 어렵다는 이들이 많다.

마운틴 섀도 코스는 우리나라 제주도의 나인브리지CC도 설계한 로널드 프림이 디자인했다.

파72에 전장 6722야드.페어웨이가 좁아 갑갑하다.

스키장의 모글코스같이 언듈레이션도 아주 심한 편이다.

나무가 시야를 가리며 벙커 또한 탈출하기 쉽지 않아 싱글 골퍼들도 어려워 한다.

티샷을 페어웨이 중앙에 안착시키지 못하면 나무 아래에서 세컨드샷을 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는 것.세컨드샷이 떨어지는 지점에 도사리고 있는 항아리 벙커도 애를 먹인다.

그린도 아주 빠르다.

크리스탈베이 세 코스의 그린 빠르기는 비교도 안된다.

최대한 힘을 빼고 살짝 갖다 대도 5m나 굴러간다.

골프장에는 24층의 특급호텔 3동,조명시설을 갖춘 300m 길이의 천연 잔디 연습장,스포츠 클럽 등의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다.

인근에 방센해변이 있어 라운드 뒤 해수욕을 즐길 수도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