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특집-선택 2007] 금산분리 완화 기대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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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가 제17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금융권의 지각변화를 몰고올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전망입니다.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금산분리에 대한 이명박 당선자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금산분리'는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제한해야 한다는 정책입니다.
대기업이 은행을 지배할 경우 사금고로 사용될 우려가 있고, 경제의 혈액이라고 할 수 있는 돈의 흐름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4%까지 소유할 수 있고, 그 이상 지분을 가지더라도 의결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이어 국내 은행을 인수하거나 대량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국내 자본이 역차별을 당했다는게 이 당선자의 생각입니다.
이 당선자는 "우리나라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춰 너무나 경직적인 금산분리 원칙을 가지고 있다."면서 "산업자본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필요는 없고 감독을 철저히 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따라서 취임초기부터 금산분리에 대한 완화에 대한 논의는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산분리가 완화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요?
지금도 대통합민주신당 신학용 의원은 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 간접투자자산운용법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입니다.
3개 법안은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금지원칙을 규정한 법안들인데요. 비금융주력자의 은행지분 소유제한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신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은 이같은 문구들을 전면 삭제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 법이 통과되면 삼성·현대차·LG 등 대기업 그룹들은 우리은행, 외환은행 등 현재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시중은행들의 지분을 최고 100%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은행 인수를 오래동안 염원했던 삼성그룹의 경우 은행까지 인수한다면 사실상의 금융지주회사 구도를 완성하게 됩니다.
기존 은행들이 금산분리 완화 여부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걸림돌은 없을까요?
첫번째 걸림돌은 '국민정서' 입니다. 재벌의 은행인수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두텁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데요. 특히 최근에 삼성그룹 비자금사태에서 우리은행의 차명계좌 개설이 드러나면서 국민정서는 오히려 금산분리 완화에 부정적인 상황입니다.
두번째는 여전히 금산분리 완화가 글로벌스탠다드와드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세계 100대 은행과 보험사 가운데 지배주주가 산업자본인 경우는 각각 4개, 8개에 불과합니다.
법률로 금산분리를 규제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금산분리는 불문율로 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이 당선자의 추진력을 고려할 때 당장 민영화 일정이 잡혀있는 우리금융지주의 정부지분 처리과정이 금산분리 완화의 첫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