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이 극히 저조한 이유는 뭘까.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직접투표가 부활된 이후 대선 최종 투표율은 1987년 13대 때 89.2%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1992년 14대 81.9%,15대 80.7%,16대 70.8%로 계속해 하락추세를 보여왔다.

때문에 올해 대선에서는 특히 젊은층의 정치 참여를 확대한다는 목적에서 선거연령을 만 19세로 한 살 낮췄다.

때문에 총 유권자 숫자가 2002년에 비해 270만명가량 늘어났다.

그럼에도 이날 오후 5시 현재 총 유권자 3765만3518명 중 2167만7712명이 투표에 참여,투표율은 57.6%로 집계됐다.

이는 2002년 제16대 대선의 같은 시간대 투표율 64.5%,97년 제15대 대선 73.5%보다 각각 6.9%포인트,15.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한 주된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BBK의혹을 둘러싼 범여권과 한나라당의 지리한 네거티브 공방이 정치 혐오증을 키운 데다 일찌감치 굳어진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이 막판까지 지속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선거가 박빙의 승부로 진행돼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을수록 투표율이 높아지고,반대로 누가 당선될지 명확해지면 투표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당선자는 대부분의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이 꾸준히 40%를 넘나들면서 독주체제를 이어왔다.

가뜩이나 BBK의혹과 관련한 이명박 대 반 이명박 후보들 간 네거티브전은 유권자들의 관심도를 저하시키기에 충분했다.

후보들의 능력과 차별성을 부각시킬 진정한 정책대결도 실종됐다.

선거 막바지에도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10%를 웃돌았다는 대목은 무관심 현상을 방증했다.

이 밖에 올해 대선이 2002년 16대와 달리 계층,지역,세대별로 치열한 대결구도가 형성되지 않았던 점도 낮은 투표율의 한 이유로 꼽혔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