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및 BBK투자금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경준씨의 어머니 김영애씨가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김씨의 자필 영문편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에서 아들을 면회한 김씨는 오후 3시께 기자실에 들러 김경준씨가 직접 쓴 3문장으로 된 영문편지를 공개하며 "정치적으로 놀기 싫었는데 결과적으로 이렇게 돼 나라가 시끄러워져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김경준씨를 대신해 말했다.

김경준씨는 편지에서 "내 문제가 이 나라에서 소란을 일으켰기 때문에 이 기회를 빌려 한국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면서 "더이상 내 문제가 정치적인 이슈로 지속되지 않고 내 개인의 문제로 국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김경준씨는 "검찰과 있었을지도 모를 '잘못된 의사소통(miscommunication)'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앞으로 좀 더 조심스럽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씨가 뒤늦게 사과편지를 쓴 배경과 관련,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김씨가 보석청구를 유리하게 이끌거나 양형을 줄이기 위해 '사과편지'를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동안 검찰 조사를 거부해 온 김씨는 이날부터 검찰 조사에 다시 협조하고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김씨가 한국의 수사.사법당국 앞에 고분고분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씨는 아들 김경준씨가 여전히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BBK의 실소유주라고 주장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건 세상이 다 아는 것"이라며 "국민들께 사과한 것이지 이 후보에 대한 사과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경준씨의 변호인인 홍선식 변호사는 이날 김씨의 보석 청구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홍 변호사는 "김경준씨가 검찰의 부당한 회유와 협박을 받아 허위자백을 하게 됐다"며 "사건 자체가 굉장히 복잡해 김씨가 구속된 상태에서 자료분석 자체가 어려워 재판부에 보석 청구를 하게 됐다"고 사유를 밝혔다.

문혜정/박민제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