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범죄 피의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나라는 동서고금 어디에도 없다"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로의 정권 교체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남대문로 캠프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특검의 조사 대상이 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특검정국이 시작되고 여야 간 사생결단의 충돌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선거가 끝난 후에도 '대선 2라운드'가 시작되면서 이 나라는 통제 불능의 혼란이 이어질 게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선거 막판까지 '이명박 불가론'을 거듭 강조함으로써 이명박 후보 지지 이탈층을 적극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향해서도 "정권 교체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이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여당 후보는 국민 앞에 엎드려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구애'는 이날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표가 애절하게 호소한 '불안한 후보를 뽑으면 땅을 치고 후회할 날이 온다'는 불길한 예상이 현실로 나타났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박 전 대표와 공동정부를 구성해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화곡역을 시작으로 영등포역,강남역 등 서울의 강남북에서 30분 단위로 유세전을 열고 '깨끗한 보수로의 정권교체'를 내세우며 보수표심을 파고드는 데 주력했다.

이 후보는 영등포역 유세에서 "저 이회창에게 마지막으로 한번 기회를 달라"며 "기호 12번 이회창과 함께 12월의 위대한 기적을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