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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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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대니얼 카네만 교수는 심리학자이면서 노벨경제학상을 받아 더욱 화제가 됐다.

    그는 경제학이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는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면서,경제학이 인간행동을 규명하는 사회과학에 속해 심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인지심리학을 주장했다.

    인지심리학은 확인편향(Confirmation bias)으로 설명되곤 한다.

    사건이 벌어지면 논리적ㆍ분석적으로 생각하지 않고,그동안 자신이 품어온 신념이나 편견으로 판단해 버린다는 게 골자다.

    사건의 복잡한 내용들을 파악하지 않고 빨리 해치우려 하는데,이성에 앞서 감정이 먼저 개입된다는 얘기다.

    선거에서 후보를 선택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후보자의 선거공약이나 치적을 따지기 보다는 평소에 느꼈던 감성적 판단으로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이 먹혀드는 것은 바로 이 확인편향 때문이라고 한다.

    오늘 실시되는 대선 역시 확인편향이 기승을 부린 선거로 기록될 것 같다.

    정책적인 대결은 실종되고 서로를 비방하고 음해하는 선거전으로 일관했다.

    정책에 숨어 있는 많은 사회적 함의들을 들추어내기는커녕,국민들의 감성에만 호소하는 선거운동으로 비난을 샀다.

    이렇다 보니 민주정치의 핵심인 투표에 대한 관심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불신만 가중됐다.

    최선은 고사하고 차선의 선택에도 주저하고 있다.

    "덜 나쁜 사람을 선택하겠다"는 '차악론(次惡論)'으로 기울어 있다.

    소용돌이 선거로 몰아 가면서 유권자를 얕보는 패거리 정치가 낳은 결과다.

    정책이 사라진 선거에서 우리의 선택은 보다 신중해야 할 것 같다.

    한국사회의 미래를 여는 선진화 혁명을 주도하고,시대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인물에 기준을 두어야 함은 물론이다.

    후보자들의 모습에서 풍기는 첫인상이 아닌 그들의 이력을 꼼꼼히 점검하면서 지도자를 고르는 혜안이 어느 때보다 아쉬운 시점이다.

    무엇보다도 서두르기만 하는 확인편향을 경계할 일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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