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대한항공 등 기업들도 대거 동참

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는 충남 태안을 돕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인 방제 인원이 16일로 2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기업들은 사내 임직원들을 자원봉사자로 모집해 복구현장에 파견하고 미국에서 흡착포를 긴급 공수하는 등 물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복구작업에 숨통을 트이게 했다.

이날 태안반도 바닷가에서는 주민 9200여명과 군경 4700여명에 자원봉사자 2만5500명 등 3만9500여명이 타르 덩어리를 줍고 바위 등에 덕지덕지 달라 붙은 기름을 닦아내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이로써 사고 발생 다음 날인 지난 9일 이후 8일 동안 태안 바닷가 방제작업에 나선 인원은 모두 20만29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태안군민 6만7000여명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주민이나 군경 이외 자원봉사자만 10만5000여명에 이른다.

지형이 험해 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원면 구름포 해수욕장 인근 절벽 등지에서는 7공수여단 장병 100여명이 밧줄을 타고 내려와 바다에 떠다니는 기름을 제거하는 '작전'이 펼쳐졌다.

푸른 눈의 자원봉사자들도 태안을 찾았다.

태안 파도리와 자매결연을 맺은 순천향대 원어민 강사 15명을 비롯한 주한 외국인 70여명은 태안 파도리 해수욕장을 찾아 바람이 거센 날씨에도 해안에 쪼그리고 앉아 헌옷으로 기름을 닦아냈다.

도움의 손길엔 온라인도 예외가 아니었다.

태안군 홈페이지(www.taean.go.kr)에는 어떻게 도와야 할지 자원봉사 방법을 묻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미국에 살고 있다는 김정민씨는 "TV를 보고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멀리 사는 제가 어떻게라도 도울 방법이 없겠느냐"고 문의했다.

"내년에 학암포 해수욕장에 꼭 다시 올 테니 군민들 힘내라", "시험 끝나고 봉사활동 가겠다" 등 격려성 글들도 쏟아졌다.

기업들은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태안 일대 복구현장에 파견했다.

한진그룹은 이날 미국에서 10여t의 흡착포를 긴급 공수,흡착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복구작업을 도왔다.

포스코 임직원 및 계열사 직원 1100여명은 15~16일 이틀간 태안군 원북면 황촌리 일대에서 갯벌에 남아 있는 기름 찌꺼기를 제거하는 봉사활동을 벌였다.

이틀간의 복구작업에는 포스코의 서울,광양,포항 지역 임직원 700명과 포스코건설,포스콘,포스데이타 등 계열사 임직원 400여명이 동참했다.

기아차 조남홍 사장 등 임직원과 노동조합 관계자 200명도 15일 태안군 이안면 꾸지 나무골 해수욕장을 찾아 방제 활동을 벌였다.

조 사장은 "기름 유출 사고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을 극복하는 데 보탬이 되고자 노사가 함께 복구 지원활동을 벌였다"며 "작은 도움의 손길이 하나 하나가 모여 하루빨리 서해안이 예전 모습을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임직원 200여명도 주말을 맞아 이틀간 태안군 소원면 백리포 해수욕장에서 백사장의 기름 찌꺼기를 걷어내는 방제작업을 벌였다.

김동욱/이태명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