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각 대학에 대한 로스쿨 인가 심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권역별 정원부터 배분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며 정부 방침에 강한 불신을 보였다.
서울 권역 대학들이 반발을 하는 이유는 현재 로스쿨 유치 신청 대학 41곳 중 24곳이 이 지역에 몰려있는데도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룰에 얽매여 권역별 정원을 배분했기 때문이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법학교육위원회의 서류심사와 20일부터 시작되는 현장심사에서 지방대보다 높은 점수를 얻고도 서울 권역 대학이란 이유만으로 탈락하는 억울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대 학장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고도 탈락하는 대학이 '평등원칙 위배' 등으로 소송에 나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로스쿨 도입의 주요 취지 중 하나가 지역균형발전이라며 이번 결정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균형발전 원칙은 지난 9월 중순 노무현 대통령이 경북 김천 혁신도시 기공식에서 "로스쿨 유치 대학 선정시 지역균형발전을 1차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발언한 직후 등장한 것이지 원래는 로스쿨 선정의 고려대상이 아니었음을 교육부 당국자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로스쿨 시행령 중 '로스쿨의 설치인가 등에 있어서 지방대의 발전과 지역발전에 필요한 우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지역 간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항은 입법예고 때는 존재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발언 다음 날 국무회의 때 부랴부랴 추가돼 지금까지 로스쿨 인가 심사의 최우선 기준처럼 쓰이고 있다.
서울 소재 한 법과대학장은 "로스쿨을 도입하는 이유가 경쟁력 있는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한 것인줄 알고 있었는데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로스쿨정원이 제대로 배분돼 로스쿨 도입목적이 이 법과대학장이 이해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입증됐으면 한다.
이태훈 사회부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