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뉴얼 버전 '터23' 2008년초 서비스

가상현실 서비스 '다다월드'가 전면 개편돼 새롭게 선보인다.

다다월드를 만들었던 신유진 광운대 건축학과 교수(50)가 이르면 다음 달 다다월드 리뉴얼 버전인 '터23'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다다월드는 전 세계에서 1100만명이 사용하는 '세컨드라이프'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세컨드라이프보다 4년 먼저 가상현실 서비스를 시작해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으나 'IT(정보기술) 거품'이 꺼지면서 자금난에 빠져 2000년 말 서비스를 중단했다.

터23의 개념은 다다월드와 비슷하다.

자신의 분신인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세계에서 생활한다.

집,차 등을 소유하고 상가를 분양받거나 건물을 매입해 사업을 할 수 있다.

터23에서는 다다월드나 세컨드라이프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활동이 가능하다.

'린든달러'라는 가상화폐를 사용하는 세컨드라이프와 달리 휴대폰 결제,신용카드 결제,계좌이체 등 실제 화폐가 통용되는 점이 다르다.

또 온라인에 국한되지 않고 오프라인과 연계된 비즈니스가 이뤄진다.

예를 들어 터23에 오픈한 상점에 들어가 가방을 사면 실제로 그 가방이 집으로 배달된다.

건설회사 모델하우스에 들어가 집을 둘러보고 주택 청약 및 분양에 관한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자동차 회사 가상영업소에서는 영업사원(아바타)이 신차에 관해 설명하고 상담을 해준다.

지난 주말 서울 월계동 광운대 연구실에서 신 교수를 만나 터23 준비 현황과 서비스 계획에 관해 얘기를 들었다.

신 교수는 기자 앞에서 터23 서비스를 시연했다.

서울광장 등 실제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가상공간을 아바타로 둘러보고 가상 회의실에 들어가 얘기도 나눴다.

아바타를 움직여 보니 세컨드라이프에 비해 그래픽이 선명하고 거부감이 적었다.

설명서 없이는 사용하기 어려운 세컨드라이프 아바타와 달리 작동하기 쉬웠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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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의 場 … 실제 삶과 연결" … 개발자 신유진 교수 일문일답

-다다월드를 부활시킨 이유는 뭔가.

“앞으로 가상현실세계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제일 먼저 가상세계를 구축했지만 실패하는 바람에 세컨드라이프에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다행히 세컨드라이프는 ‘제2의 현실’이란 개념이 강한 반면 비즈니스 측면이 약하다.

도박과 섹스의 천국으로 변질되는 등 문제점도 많다.

바로 여기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터23이 세컨드라이프와 다른 점은 뭔가.

“그래픽이 훨씬 선명하고 사용하기 편하다. 이런 것은 사실 부차적이다.

터23은 가상공간에 세워진 21세기형 미래도시라고 보면 된다.

‘제2의 삶’을 산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냥 심심풀이나 자극거리를 찾아 들어가는 공간이 아니라 진짜 비즈니스가 펼쳐지는 곳이다.

어떻게 보면 ‘첫번째 삶’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고 자신의 실제 삶에 영향을 미친다."

-다다월드에 대한 아쉬움이 클 것 같은데….

“다다월드는 서비스 개시 석 달 만에 회원이 10만명에 달했고 두 달 만에 가상공간의 건물 200여개를 분양했다.

그래서 굳이 증자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패착이었다.

한 증권사가 주당 3만원(액면가 5000원)으로 하면 이틀 새 100억원을 끌어오겠다고 제안했는데 거절했다.

당시에는 아무 수익도 없는 벤처기업도 주당 30만원,40만원을 호가하던 때라서 주당 3만원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로부터 몇 개월 안 가서 ‘IT 버블’이 꺼지기 시작했는데 투자자들이 한순간에 등을 돌렸다.

6개월 버티다가 손을 들었다."

-터23이란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

“다다월드 서비스를 할 때 이름이 좋지 않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문 닫아(다다)’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엔 ‘공간을 터 보자’고 생각했다.

23세기를 지향한다는 뜻에서 23을 붙였다.

준비는 끝냈고 서비스 개시 시기를 놓고 투자자들과 협의 중이다.

영어와 한국어 2개 언어로 매뉴얼을 만들어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