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드라마 '허준'의 부인 다희 역을 열연한 탤런트 홍충민이 드라마의 감동을 직접 전달하기 위해 일본을 찾았다.

평균 시청률 49.5%, 최고 시청률 63.7%를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로 인기를 모았던 MBC 드라마 '허준'(최완규 극본, 이병훈 연출)은 한류전문 위성채널 KNTV로 인기리에 방영됐으며, 현재 위성채널 BS아사히를 통해 다시 방송중이다.

또한 이미 7만 세트 이상 팔린 '허준' DVD BOX를 출시한 쇼치쿠(松竹)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홍충민을 공식 초대해 13일 기자회견과 계열극장인 도게키(東劇)에서 '허준 스페셜 팬 이벤트'를 개최했다.

홍충민의 일본 프로모션을 기획한 쇼치쿠의 영상본부 사카모토 테쓰히로 매니저는 "일본에서는 사극 인기가 크게 떨어져 제작 편수가 줄고 있는 가운데 한류 사극이 이렇게 반응이 클지 몰랐다"면서 "내용이 충실하고 일본인에게도 충분히 다가설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을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

내년에 '대장금' '허준' 상도' 등 화제의 사극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이벤트를 개최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다음은 홍충민과의 일문일답.

--기자회견과 팬 이벤트의 소감은.

▲정말 믿기지 않았다.

너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또한 취재를 하러 모인 걸 보고 시종 긴장했다.

팬들의 뜨거운 성원도 인상적이었는데, 너무 짧은 만남이라 아쉬웠다.

오길 정말 잘했다.

--일본에서 한류 인기를 실감했는지.

▲기자회견도 팬 이벤트도 그랬지만, 잡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막 끝난 드라마와 현재 방송중인 드라마도 자세히 소개된 것은 물론 약 8년전 작품인 '허준'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등 한류 드라마에 대한 높은 관심을 피부로 느꼈다.

오기 전에는 화제작만 조명받을 줄 알았는데, 마치 한국의 연예잡지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일본 기자들이 어떤 것을 물었나.배우 홍충민이 본 다희는 어떤 여자인지.

▲주로 촬영에 얽힌 에피소드나 앞으로의 활동을 묻는 경우가 많았는데, 특히 다희의 경우는 정말 애정이 가고 지금도 잊히지 않는 역할이다.

제일 약하면서도 제일 강한 여자이다.

--인상적인 장면이나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면.

▲당초 예정했던 40화가 64화로 갑자기 늘어나 촬영 작업이 연장됐다.

약 9개월간 새벽 4시부터 밤 늦게까지 촬영하다 보니 역시 생활 리듬과 몸 관리가 힘들었지만, 전국 구석구석을 돌며 촬영하는 덕분에 지역의 명산품과 좋다는 음식을 다 맛보았다.

물론 드라마에 나온 약초도 먹어 봤다.

--대선배인 전광렬 씨와의 작업은 어땠는지. 에피소드가 있다면.

▲연기가 뛰어난 선배이기에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됐고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첫 연기 작품이 전광렬 선배라서 영광이었다.

촬영 기간 중 배가 아프거나 몸 상태가 안 좋으면 '허준' 전광렬 선배가 극중의 대사로 처방을 내려주는 등 재미있게 장난을 치거나 격려를 해줬다.

--'허준'의 부인 이다희와 본인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면.

▲어느 정도 비슷한 구석이 있는데, 예를 들면 현명한 처세법으로 특히 매사를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긍정적인 사고이다.

또한 사랑에 대한 열정적인 면도 통한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더 열정적'일 듯.

--다희처럼 현모양처로 헌신할 만한 남자가 있는지, 아니면 이상적인 결혼상대는.

▲'허준'처럼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가능성은 열려있다.

다만 다희처럼 좋은 아내가 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역시 허준한테는 다희가 최고의 천생연분일 듯. 지금은 신분제도가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웃음)

--프로필에 홍수민과 홍충민 두 가지가 있는데 어느 쪽의 이름이 맞는지.

▲홍충민으로 활동중이다.

하지만, 드라마 '허준'의 이다희라는 이름이 너무 귀에 익었고, 많은 분들이 다희로 기억해 주셔서 송채환 선배처럼 다희라는 이름으로 바꿀까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집안의 반대가 예상외로 거센 바람에 포기했다.

8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제주도 출신의 연기파 배우라는 주위의 기대도 클텐데.

▲고두심 선배는 같은 제주여고를 나왔다.

고교 재학 때 고 선배가 TV프로그램 촬영차 모교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 나도 선배님처럼 유명해져서 모교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해야지 다짐했었다.

그런데 그 꿈을 고 선배가 출연했던 같은 프로그램에서 이뤘다.

--출연작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현재 MBC 아침드라마 '그래도 좋아'에 출연중이다.

대사량이 많아서 이틀간 쉬는 날은 대본과 씨름을 하고 있다.

운동하고 쉬느라 친구 만날 시간도 없는데 12월 말부터는 미니시리즈 '웃지마라 정든다'(가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체력적으로 힘들겠지만 정말 탐나는 역할이라 욕심을 냈다.

그리고 내년에는 작품성 있는 독립 단편영화도 준비하고 있다.

--새 드라마에서는 어떤 이미지로 변신하는지.

▲캐릭터가 강한 여자로 한마디로 '요부'를 연기해야 한다.

깡패 두목도 꼼짝 못하게 만드는 좌충우돌 엉뚱한 여자로 재미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팬들에게 한마디.

▲더 좋은 연기로 찾아 뵙겠다.

기회가 되면 허준을 다시 해 보고 싶을 정도로 나와는 깊은 인연의 작품인데, 이 드라마로 팬들과 맺어진 인연을 소중히 하겠다.

앞으로 더욱 성숙한 여러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기대해 달라. 일본팬들께도 정말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한다.

(도쿄연합뉴스) 이태문 통신원 gounworl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