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리ㆍ엄정화 등 30~40대 겨냥 브랜드 '봇물'

현대홈쇼핑은 최근 가수 이현우와 손잡고 내놓은 의류 브랜드 '로렌&마일즈'의 100분 론칭 방송에서 매출 5억원을 넘겼다.

30∼40대 남녀 직장인과 주부를 타깃으로 해 트렌디하지만 튀지 않는 뉴욕스타일로 상품을 구성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홈쇼핑방송에 연예인이 제품의 기획,판매 등에 참여하는 '연예인 브랜드'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만 의류 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10여 개의 신규 브랜드가 안방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연예인 브랜드는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면서 정체된 홈쇼핑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연예인 인지도를 이용,소비자를 현혹하는 상술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연예인 브랜드 러시

현대홈쇼핑은 '로렌&마일즈' 외에 가수 김현정의 청바지 브랜드 '에이미 러브스 진',변정수의 '엘라호야 란제리',배우 김규리의 여성의류 브랜드 '귤'을 내놓았다.

유명 디자이너 이상봉의 란제리 브랜드 '본디엘'과 방송인 정선희.안재환 부부의 색조화장품 '세네린'도 팔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9월 탤런트 성현아와 공동 기획한 여성의류 '레자인'을 선보인 이래 3개월여 만에 50억원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

여성 정장과 블라우스 등이 주력 아이템으로 30∼40대 주부층을 공략하고 있다.

배우 심혜진이 디자인에 참여한 '오드리제이'도 지난달 TV홈쇼핑에 진출했다.

지난 15일부터 탤런트 이승연이 메이크업 트렌드,뷰티 노하우 등을 알려주는 '이승연의 뷰티 프러포즈'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CJ홈쇼핑은 배우 하유미와 오승현을 내세운 '하이드로겔 백금 마스크팩''에바폴린 위드 오승현'을 선보였고 GS홈쇼핑도 지난달 엄정화의 란제리 브랜드 '코너스위트'를 판매 중이다.

그동안 홈쇼핑에서는 제품을 써본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판매가 불어나는 히트 상품이 출현했지만 최근에는 연예인을 앞세운 브랜드가 장악하다시피하고 있다.

월 3∼4회 방송되는 연예인 브랜드의 시간당 매출은 다른 제품보다 20%가량 높다.

때문에 홈쇼핑업체들은 연예인 브랜드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지 현혹은 금물


연예인들은 제품 기획,디자인 등에 직접 관여해 자신만의 개성을 상품에 녹여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 브랜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연예인을 닮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동경 심리와 다른 곳에서 살 수 없는 희소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예인 브랜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잘 팔린다는 말만 믿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연예인들은 해당 상품의 판매 실적이 자신의 인기와 결부되기 때문에 판매 실적을 부풀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잘 팔린다는 것을 제품 선택의 기준으로 삼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해당 연예인에게 스캔들이 발생하는 것도 리스크 요인이다.

연예인의 이미지만 보고 제품을 구입했다가 입어본 뒤 기대와 달라 반품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구입에 앞서 품질과 가격 등 기초적인 사항을 따져보고 일반 브랜드 제품과 비교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