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에 사는 중학생 정모군(13)은 왼쪽 입술구석이 갈라지고 왼쪽 귀가 흔적만 남아있는 얼굴기형을 갖고 태어났다.

정군 부모는 이를 고치려 사방으로 수소문한 결과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성형외과 두개안면기형클리닉이 정통하다는 정보를 얻게 됐다.

정군은 한 살 때 이 병원의 김석화 교수로부터 입술 복원술을 받았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왼쪽 얼굴이 오른쪽에 비해 작은 반안면왜소증이 나타났다.

얼굴기형 어린이의 상당수는 얼굴 반쪽이 온전히 성장하지 않는 반안면왜소증을 보이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김 교수는 여섯 살 때 정군의 턱을 넓혀 얼굴의 좌우대칭을 맞춰주는 수술을 시행했다.

소이증(小耳症)에 대해서는 지난해 갈비뼈의 연골을 떼어다 새로운 귀를 만들어 붙여주는 귀 재건술을 해줬다.

올해 11월에는 새 귀를 보기좋게 세워주는 거상수술을 받아 기나긴 13년 간의 수술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퇴원하는 날 정군의 어머니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김 교수의 말에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1986년부터 소아들의 얼굴기형을 진료해온 이 클리닉은 최근엔 매년 400여건의 수술을 하고 있다.

가장 흔한 얼굴기형인 구순구개열(언청이)의 경우 전국 총 수술 건수의 3분의 1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기형 개선에만 그치지 않고 치과의사 및 언어치료사와 협진해 향후 유발될 수 있는 치아부정교합이나 언어장애를 치료하는 등 종합적인 관리를 한다.

이와 함께 경제형편이 어려운 환자 가족을 위해 LG생활건강 등 여러 기업과 단체의 도움을 얻어 '아름다운 얼굴만들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빅스마일'이란 환자 보호자 모임을 결성,인터넷을 통해 서로 위로하고 매년 뜻 깊은 만남을 갖도록 이끌고 있다.

김 교수는 "어머니 뱃속에서 온전하게 태어나지 못한 아이들의 얼굴을 완성시켜 주는 일이기에 한 순간도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웃음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환한 얼굴을 되찾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의료정보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그동안의 업적을 인정받아 차기 대한성형외과학회 이사장으로 내정돼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