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권 탈출을 시도하던 삼성전자하이닉스가 다시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14일 오전 10시 28분 현재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각각 전날보다 1.36%, 1.54% 내린 58만2000원, 2만5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 회사는 이달 초 반도체 가격 반짝 상승과 함께 회복을 모색했으나 봄날은 짧았다. 지난달 20일 2만2100원까지 떨어져 있던 하이닉스는 지난 7일 2만7500원까지 치솟았다가 이번주 들어 5일째 계속된 하락세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6일 넉달만에 60만원대를 회복하며 '왕의 귀환' 기대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나, 지난 10일 61만4000원을 기록한 이후 4거래일째 하락하며 다시 5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무엇보다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왕의 귀환'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달 첫 주 소폭 반등 흐름을 보이던 D램 가격(512메가 DDR2 667MHz)은 지난 6일 개당 0.96달러에서 13일 0.92달러로 떨어져 1주일동안 4.2% 하락했다. 서도원 한화증권 연구원은 "바닥이 어디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내년 1분기까지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내년 2분기 말쯤 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주가는 1분기에 저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반도체값 하락으로 세계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고 "구조조정 수혜가 예상되는 한국의 선도 D램 메이커는 연말~내년 1분기 주가 약세를 이용해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시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6일 기업탐방을 위해 방문한 증권사에게 D램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을 보였다. "범용 D램 제품보다는 그래픽과 모바일용 D램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여 적자 가능성이 없고, 낸드 플래시에서도 탁월한 원가 경쟁력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낼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11일 5366억원의 해외 전환사채(CB) 발행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CB발행이 지금까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 노후화된 8인치 라인의 12인치 전환 및 신규라인 건설 등 추가 투자가 가능해져 설비투자 부진에 따른 장기 경쟁력 저하라는 우려를 해소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