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Focus] 힐러리 "알파걸 우군인줄 알았는데…"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이 거물급 여성 인사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12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1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클린턴 의원의 모금 행사에 참석하는 등 유명 남성들이 속속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선거 캠프를 꾸릴 때만 해도 성공한 여성을 뜻하는 이른바 '알파걸'들은 클린턴 의원의 몫으로 간주됐다.

유력 대선후보 중 유일한 여성인 데다 클린턴 의원 자체가 대표적인 '알파걸'이기 때문.거물급 여성 인사들이 동질감을 느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전망은 틀어지는 분위기다.

오히려 중산층의 평범한 가정에서 클린턴 지지도가 더 높게 나온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 의원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고 밝힌 여성의 비중은 전체의 52%에 달했다.

싫어한다고 답한 비율은 38%에 그쳤다.

그러나 전문직 여성으로 범위를 좁히면 상황이 달라졌다.

클린턴 지지 비율은 42%로 반대파(44%)보다 낮았다.

알파걸들이 클린턴 의원에게 큰 호감을 느끼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세금 관련 정책이 꼽혔다.

소득이 많은 전문직 여성들은 낮은 세금을 주장하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더 끌린다는 분석이다.

최저임금 등 민주당의 핵심 의제에는 별 관심이 없다.

이로 인해 대표적인 여성 기업인들은 주로 공화당 쪽에 줄을 섰다.

멕 휘트먼 이베이 최고경영자(CEO)는 공화당 후보인 미트 롬니를 위해 돈을 모으고 있고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CEO 역시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존 매케인을 지지하고 나섰다.

케리 앤더슨 웬디스 CEO도 공화당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돕고 있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도 민주당 내 경쟁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게 뺏겼다.

이에 대해 클린턴 의원은 "2000년 상원의원 선거 때도 겪었던 일"이라며 "전문직 여성들은 나에게 마지막으로 표를 던질 사람들"이라고 자신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