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지스터 60년 '끝없는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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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은 1950년대 중반 미국에서 출발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장르다.
비트가 강하고 따라부르기 쉬운 게 인기 배경이다.
하지만 1954년에 나온 트랜지스터 라디오 'TR-1'이 없었다면 빛을 보지 못했을지 모른다.
라디오가 로큰롤을 널리 퍼뜨렸기 때문이다.
로큰롤을 전파한 트랜지스터가 16일 환갑을 맞는다.
트랜지스터는 1947년 12월16일 미국 벨연구소 연구원인 존바딘,월커 브래튼,윌리엄 쇼클리 등이 개발했다.
60년이 지난 이제는 컴퓨터,휴대폰,의료장비,자동차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활을 움직이는 필수품이 됐다.
트랜지스터는 디지털 기기에서 스위치를 끄고 켜는 전등 역할을 한다.
전등이 켜지면 1,꺼지면 0이라는 신호를 전달하는 식이다.
원래 진공관이 하던 역할을 트랜지스터가 대체했다.
1946년 개발된 세계 최초 컴퓨터 '애니악'은 1.5㎏짜리 진공관 1만8000여개를 연결해 무게가 30t에 달했다.
트랜지스터가 진공관을 대체하면서 가정용 전자제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1954년에는 트랜지스터 라디오,1960년에는 소니 트랜지스터 TV가 등장했다.
집적회로(IC)에 많은 트랜지스터를 내장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1958년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의 잭 킬바이와 페어차일드세미컨덕터의 로버트 노이스는 IC 안에 수백개의 트랜지스터를 내장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1965년에는 인텔 창업자 중 한사람인 고든 무어가 '트랜지스터 집적도가 2년마다 두 배가 된다'는 '무어의 법칙'을 발표했고 1971년에는 인텔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 4004가 나왔다.
4004는 2300여개의 트랜지스터를 내장했지만 2000년 펜티엄은 4200만개를 담았다.
인텔이 올해 내놓은 45나노 펜린은 8억2000만개의 트랜지스터를 탑재했다.
무어의 법칙은 정보기술(IT)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다른 상품과 달리 반도체는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떨어지고,속도가 빨라지고,크기는 줄어드는 규칙을 보여줬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된 덕분에 수십억달러를 투자받는 벤처기업이 나오고 'IT붐'이 형성됐다.
요즘에는 나노 기술이 접목되면서 휘는(플렉서블) 트랜지스터 개발이 한창이다.
입는 컴퓨터,둘둘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 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인공지능 개발이 진행되면서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할지 모른다는 위기 의식도 나온다.
모두 트랜지스터가 가져온 변화다.
박성민 인텔코리아 상무는 "트랜지스터는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며 "조만간 실시간 자연어 번역,안면인식,자동운전 자동차 등의 기술혁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