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입시의 가장 큰 특징은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내신에 등급제가 도입됐다는 것이다.

논술 등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는 대학 수도 예년보다 늘어났다.

전형요소의 변화가 큰 만큼 입시전략도 어려워졌다.

전형요소가 많고 구체적인 점수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상대적인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어졌다는 뜻이다.

김영일컨설팅과 공동으로 200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입시전략을 세울 때 꼭 짚어야할 포인트를 정리해 봤다.

◆가ㆍ나군 중 한곳은 안정지원하라

정시모집에 지원하는 수험생의 대부분은 3번의 기회(가,나,다군)를 활용하면 적어도 한 곳의 대학에는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집군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세번 모두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가 군과 나 군은 모집인원이 정시 전체 모집 인원의 36.8%와 36.6%로 비슷하고 대부분의 중상위권 대학이 가 군과 나 군에 포진해 있다.

비교적 소신지원자가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합격 가능성을 미리 점칠 수 있다.

반면 다 군은 합격 예측을 방해하는 변수가 많아 합격 예측이 어렵다.

다 군은 모집 인원이 정시 전체 모집 인원의 26.6% 정도로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다.

대신 가 군 또는 나 군 대학에 합격한 수험생들이 이동해올 확률이 높다.

상위권 대학 중에서 다 군으로 모집하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세 번의 기회 중 한 번은 안정지원을 두 번은 상향 지원을 할 것을 생각하고 있는 수험생이 안정지원 군으로 다군을 고른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다군은 안정지원 여부를 점치기에는 위험한 모집군이다.

◆배치표 같다면 정원 많은 학과로

입시기관이 배포한 배치표에서 엇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는 두 학과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수험생이라면 정원이 많은 쪽을 고르는 편이 낫다.

대개 정원이 적은 학과가 커트라인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배치표상의 점수는 평균 점수나 커트라인 점수가 아니라 수능성적을 기준으로 본 예상 합격자의 80% 커트라인 점수다.

100명 정원의 학과에서 80등 정도로 합격하는 점수라는 뜻이다.

이 점수는 합격자 평균 점수보다는 낮고 커트라인 점수보다는 높다.

예를 들어 A학과(정원 100명)와 B학과(정원 20명)의 배치점수가 386점으로 동일하더라도 A학과는 배치 점수보다 낮은 383점으로도 합격할 수 있지만 B학과는 합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모집 인원이 많은 학과는 모집 인원이 적은 학과보다 지원자의 점수 편차가 커서 합격자의 점수 편차도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점수에 맞춰 5~6개 후보군 선별

수험생들은 전국 대학·학과의 대략적인 위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작성해 놓은 배치표를 입시전략의 바이블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배치표를 지나치게 믿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배치표는 과거의 입시 결과와 지원 경향을 고려해서 작성한 데다 학생부나 대학별 고사 성적이 반영돼 있지 않다.

따라서 배치표를 대략적인 지원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참고자료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먼저 배치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올해의 배치표에는 수능점수 대신 소수점 한자리의 평균등급이 대학을 선별하는 기준으로 돼있다.

평균등급은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 영역의 등급을 평균한 숫자다.

탐구영역의 경우 과목 수가 많지만 한 개의 영역으로 생각하고 계산한다.

탐구영역의 등급은 점수가 높은 3개 과목의 등급을 평균해서 구한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등급평균을 기준으로 ±0.3등급 내외의 대학·학과 5~6개를 후보군으로 정하고 대학별고사 반영비율,수능 영역별 가산점 현황,내신의 반영방식 등을 검토해 3개군의 지원 대학·학과를 확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학생부ㆍ논술의 영향력을 파악하라

학생부는 실질반영비율,반영교과목,활용지표(석차등급,표준점수) 등에 따라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천차만별이다.

'내신 40%'라고 돼있다고 해서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40%는 아니라는 뜻이다.

반영교과목 수가 많고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일수록 학생부 영향력이 크다.

200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주요대학들은 대부분 석차등급을 반영한다.

등급에 따른 반영점수의 차이도 눈여겨 봐야할 부분이다.

대개 1~4등급은 등급 간 간격을 좁고 5등급 이하는 등급 간 간격이 넓다.

1등급과 2등급의 차이는 미미하지만 5등급과 6등급의 차이는 당락을 좌우할 만큼 클 수 있다는 얘기다.

논술에 자신있는 일부 수험생들은 수능 등급이 떨어지는 데도 무리하게 상향 지원을 하는 경향이 있다.

논술이 변별력이 크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상 입시전문가들은 논술 등 대학별 고사의 점수 차이는 100점 만점 기준으로 5점 수준으로 보고 있다.

2006학년도 성균관대의 경우 정시모집에서 논술고사로 당락이 바뀐 정도는 7.2%에 불과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도움말=김영일컨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