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투자證, 부국證 4년째 매입… 지분율 15.14%로 확대 왜?
'리딩투자증권은 부국증권이 먹여 살린다?'

리딩투자증권이 끈질기게 부국증권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에 부국증권 측은 속을 끓이고 있지만 리딩투자증권은 부국증권 주가 상승으로 앉아서 평가차익을 얻는 양상이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리딩투자증권은 지난달 부국증권 9만1442주(0.88%)를 장내에서 매수,보유주식을 147만8682주(14.26%)에서 157만124주(15.14%)로 확대했다.

2004년 초부터 시작된 리딩투자증권의 부국증권 '러브콜'은 4년째 지속되고 있다.

2005년 한때 지분율을 13.9%까지 늘렸다가 2006년 1월 일부 차익실현해 10% 선으로 낮췄던 리딩투자증권은 올 들어 다시 빠르게 지분을 늘리는 모습이다.

리딩투자증권의 압박에 부국증권은 지난 6월 한국단자공업과 지분 맞교환을 실시한 데 이어 11월엔 귀뚜라미그룹을 백기사로 영입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리딩투자증권은 부국증권에 달라붙고 있다.

이젠 부국증권 주가가 3만원대로 올라 매입 단가가 높아졌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현재 리딩투자증권은 단일 주주로는 가장 많은 부국증권 지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부국증권 김중건 회장(12.22%)과 동생 김중광씨(11.43%) 등 최대주주 측이 보유한 28.99%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이 같은 공세는 과거 브릿지증권과 쌍용화재 인수를 추진했던 리딩투자증권의 이력과 어우러지면서 간헐적으로 적대적 M&A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리딩투자증권은 한때 부국증권 대주주에게 인수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적도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박대혁 리딩투자증권 부회장이 설립 중인 사모투자전문회사(PEF)까지 부국증권 주식 매집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일고 있다.

그러나 M&A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부국증권은 보유 현금도 리딩투자증권보다 훨씬 많고 자사주도 311만주(30.01%)나 갖고 있다.

박대혁 부회장도 "아직 부국증권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지분을 늘렸을 뿐"이라며 "적대적 M&A는 사실 힘든 만큼 부국증권 측으로선 별로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현금이 많지 않은 리딩투자증권이 M&A 가능성이 없는 데도 부국증권 매집에 거금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익이 나기 때문이다.

2004년 초 4000원대에 사들였던 주식이 현재 3만원대까지 올라 평가차익만 수배에 달한다.

리딩투자증권의 2004년 이후 순이익 대부분은 부국증권 주식평가차익에서 나올 정도다.

2004사업연도부터 3년간 순이익이 총 149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부국증권 등 주식평가이익은 161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부국증권으로부터 받은 배당수익도 21억원 이상에 달했다.

리딩투자증권으로선 행복하지만 부국증권 측은 이를 갈고 있다.

부국증권 관계자는 "이제 그만 좀 샀으면 좋겠다"며 "30%에 달하는 자사주를 유동화하고 싶은 데도 그렇게 하면 경영권 분쟁 소지가 생길까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그냥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