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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국세청 혁신 마지막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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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남 전 국세청장은 1999년 취임 당시 수십년간 이어져 온 지역담당제를 폐지하는 고강도 쇄신책을 내놓았다.

    지역 담당자가 직접 지역내 업소의 매출과표를 체크하고 조사대상을 선정하는가 하면 조사까지 맡도록 한 이 제도가 부정과 비리를 조장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능별로 일선 조직이 개편되면서 부패의 소지는 크게 줄었지만 세무 공무원들의 비리는 그 이후에도 끊이지 않았다.

    결국 안 청장이 건교부 장관으로 입각한 뒤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낙마하면서 쇄신책도 빛이 바래고 말았다.

    2003년 취임한 이용섭 전 청장은 조사국 직원들의 신원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조사국 비노출제를 전격 도입했다.

    조사국 직원들에 대한 청탁과 로비를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힘 있는 개인이나 정보가 빠른 기업들은 누가 조사를 나올지 훤히 꿰고 있었다.

    현실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실효성 없는 대책이었던 셈이다.

    국세청이 10일 고강도 국세행정 쇄신대책을 발표했다.

    수뢰혐의로 물러난 전군표 전 청장에 이어 국세청의 지휘봉을 잡은 한상률 청장이 장고 끝에 내놓은 대책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지키지 못할 약속'으로 평가절하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지방청장과 세무서장을 고향에서 근무하지 못하도록 하는 향피(鄕避)인사 제도만 해도 안정남 전 청장 시절 비공식적으로 도입됐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제도는 곧 유명무실해지고 말았다.

    참여정부 들어서도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4개 지방청장엔 해당 지역 출신이 임명됐고,이는 결국 부산청 관련 수뢰사건의 불씨가 됐다.

    청장이 인사의 전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자율직에 대해 성과와 역량 중심의 공모제를 도입한 것은 괜찮았다는 평가다.

    국세청장 한 사람의 개인적 판단에 의존하던 고위직 인사를 획기적으로 쇄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제도도 실천에 옮겨지지 않는 한 과거의 제도와 다를 것이 없다.

    한 청장은 이날 회의에서 "거창한 계획보다 실천으로 환골탈태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지 두고 볼 일이다.

    류시훈 경제부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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