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규모가 350조원이 넘는 거대 금융그룹 농협이 사실상 지주회사 편제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보험 카드 등 사업부문별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영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농협중앙회는 최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신용(금융)사업을 강화하는 내용의 '2008년도 농협 조직 개편안'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개편안에 따르면 농협은 자산규모로 생명보험업계에서 4위를 기록하고 있는 '공제사업분사'의 명칭을 'NH보험분사'로 변경하고 16개 지역본부에 '보험센터'를 만들어 지역별 보험 영업을 총괄하기로 했다.

보험센터 산하의 보험 모집인 채널인 '공제보급단' 규모도 현재보다 10배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700명 수준인 농협 소속 보험모집인이 7000명 선으로 증가한다.

농협은 또 업계 1위인 체크카드와 5위권인 신용카드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별도의 카드모집인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

우선 다음 달 중 서울지역에 카드영업소 한 곳을 시범운영한 뒤 카드영업소를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기업이미지(CI) 통일 차원에서 '카드사업 분사' 명칭도 'NH 카드분사'로 바꾸기로 했다.

이와 함께 농협은 IB본부를 'IB센터 분사'로 확대 개편키로 했다.

다음 달 서울 서대문로에 완공하는 'IB센터'(지상 7층)에 270명의 IB전문 인원을 입주시키는 등 장기적으로 IB센터 분사를 IB전문 별도 법인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이르면 3년,늦어도 5년 내에 보험과 카드,IB사업 모두 독립법인화해 장기적으로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키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며 "농협법 개정을 통해 보험 카드 IB순으로 독립법인화를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독립시키고 캐피털사를 추가로 인수하면 농협은 신용부문에서만 증권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8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로 거듭나게 된다.

한편 농협은 카드와 IB사업 담당임원을 새로 두기로 하는 등 현재 7명인 신용부문 임원 수를 경제(유통 및 교육지원) 사업 수준인 12명 선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시중은행들처럼 개인고객본부와 기업고객본부로 나눠 여수신 영업을 세분화하고 개인고객본부 내에 PB사업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은 신용사업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경제사업 지원을 늘려 경제사업의 독자 생존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며 "이를 통해 2017년으로 예정된 신·경분리(신용과 경제사업을 나누는 방안)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