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구름,나무,들,섬,의자,여인 등 우리에게 친숙한 대상들이 한편의 연극처럼 화면에 배치된다.

단순한 구도에 서정성이 넘쳐서인지 때론 동화책 삽화같기도 하고 부드러운 음악같기도 하다.

서양화가 이수동씨(49)의 그림에는 10대 젊은층부터 50~60대 노·장년층까지 누구나 좋아하고 즐기는 말랑말랑한 '매력'이 담겨있다.

그의 개인전이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1,2부로 나눠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이씨는 오는 12일까지 100호 크기의 큰 그림 20여점을 걸고,13일부터 20일까지는 3~10호 소품 50여점을 보여준다.

보름달 풍경을 담은 작품 '시인'은 온통 파란색 공간에 하얀 보름달을 바라보는 남성을 풍류적으로 처리함으로써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해준다.

단순한 형상과 뭔가 허전해 보이는 공간 연출,일러스트레이션과 유사한 캐릭터,평면적으로 칠해 놓은 색채화면을 통해 삶의 질감을 정겹게 전달한다.

흰 눈이 가득 쌓인 설원을 간결한 구도로 표현한 '사랑'역시 인간과 자연이 하나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영남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이씨는 "우리의 삶은 슬픔과 상처도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희망을 간결한 화면에 담아내려했다"며 "가수로치면 내 그림은 신승훈 같은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02)732-355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