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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오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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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도록 공부하고 더 죽도록 고생해 취업도 했다.

    주위에선 '결혼만 하면' 혹은 '집만 장만하면' 되겠다고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이대로 일과 사람에 치여 늙어가야 하는 건지,이제라도 다른 선택을 해야 할지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없는 까닭이다.

    서른 전후.스스로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에도 불구,여전히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초조한 나이다.

    애써 구한 직장이건만 정작 들어와 보니 생각하던 것과 영 딴판이고,열심히 해봤자 딱히 이렇다 할 비전이 있을 것 같지도 않고,자기계발을 하자니 야근과 회식에 시달려 시간이 없다.

    취업.인사 포털 인크루트에서 28∼32세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8.3%가'정서적 불안과 위기감을 느낀다'고 답했다는 발표다.

    '이건 아닌데'싶다 보니 모든 게 괴롭던 사춘기 때나 다름없는 '오춘기'를 겪는다는 얘기다
    결국 83.1%가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이나 재충전 기회를 가졌으면'하는 바람을 내비쳤다고 한다.

    실제 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입사 초기 이런 부담 내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사표를 낸 뒤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어학연수 내지 유학을 떠난다.

    대학원마다 돌아온 30대 여자선배들로 만원이고,자식들이 잘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외국으로 유학가겠다고 졸라대는 통에 힘들다는 집도 많다.

    오춘기의 회의와 갈등을 통해 새 일을 찾거나 재충전을 해 더 나은 삶을 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우왕좌왕하다 보면 성실한 생활로 잡을 수 있던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

    초조해하기보다 부지런히 움직여 작은 목표라도 달성하면 자신감이 생긴다.

    자신감은 실력이 되고 더 큰 목표로 이끈다.

    '변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는 '집으로 가는 길'에서 이렇게 적었다.

    '모든 죄악은 초조와 태만함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초조 때문에 낙원에서 추방되었고 태만 때문에 되돌아가지 못한다.

    하지만 보다 주된 죄악이 있으니 초조함이다.

    초조로 인해 추방되었고 초조로 인해 되돌아가지 못한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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