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모든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검찰수사결과가 나오자 반박 기자회견을 열겠다던 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 김씨가 회견을 취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리카 김씨는 지난 5일 오전 11시(미국 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윌셔프라자호텔에서 반박기자회견을 열겠다며 현지 기자들에게 회견일정을 밝힌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에리카 김씨는 "이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관련돼 있다는 새로운 증거 자료를 추가로 제시하고 검찰 수사가 잘못됐음을 입증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김씨와 이씨는 회견 예정시간을 불과 1시간20분 앞두고 갑자기 회견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잠적했다.

에리카 김의 잠적에 대해 두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의 수사발표를 뒤집을 만한 구체적인 물증을 에리카 김이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에리카 김과 이보라씨가 핵심증거라고 제시한 이면계약서가 조작됐다는 검찰설명에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또 김경준씨가 조작한 이면계약서를 이들조차 진짜인 줄 믿고 있다가 위조라고 밝혀지자 황당해 했을 수도 있다는 것.

에리카 김이 회견을 포기한 결정적인 이유는 자신에 대한 한국검찰의 범죄인인도청구 방침뉴스이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검찰은 에리카 김씨를 김경준의 횡령공범으로 보고 미국에 범죄인인도청구를 하겠다고 밝혔었다.

에리카 김은 한국검찰을 더 이상 자극했다간 동생과 똑같이 한국에서 검찰조사를 받고 수감생활을 할지 모른다는 계산을 했을 수도 있다는 것.

또 명확한 증거없이 나섰다간 재판을 앞두고 있는 동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