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무혐의 처리한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 이후 정치권이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범여권은 연일 검찰 규탄집회를 개최하며 BBK 공방에 모든 것을 거는 전투모드에 돌입했고,한나라당은 범여권 내 '공작 배후 세력'을 파헤쳐야 한다고 역공을 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6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이 거대한 수구부패 세력 편짜기에 가담했다"며 "국민과 역사의 이름으로 검찰을 탄핵한다"며 검찰을 맹비난했다.

정 후보는 "거대한 음모가 시작됐다.

거짓된 세상을 막기 위해 모든 이해관계를 초월해 뭉치자.함께 행동하자"며 '반(反)이명박 연대'를 통한 총력투쟁을 제의했다.

그러나 그는 이회창 무소속 후보와의 연대에 대해선 "수구부패 동맹의 집권을 막기 위한 연대는 민주평화 개혁세력의 연대"라고 말해 선을 분명히 그었다.

신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에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선대위 지도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집회를 열고 검찰의 수사 발표를 규탄했다.

또 당 소속 율사 출신 의원 전원과 외부 변호사 등 40여명으로 '검찰의 김경준 회유 협박 사건 진상조사를 위한 공동변호인단'을 구성,이날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김씨를 면회했다.

신당은 아울러 창조한국당 민주노동당 등 다른 정당과 공조해 '이명박 특검법'을 내주까지 처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공작정치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역공의 수위를 높였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정파탄 세력들이 이 문제를 계속 끌고 가면서 대선판을 뒤엎으려는 망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제부터 공작정치와의 전쟁을 선포하고,공작정치가 근절될 수 있도록 국민과 함께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김경준씨 누나인 에리카 김이 이날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과 관련,"사기를 직접 친 본인들도 이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하는데 국정파탄세력들이 계속 (공격)하면 사기꾼 가족보다 못한 집단이 된다"고 범여권을 비난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공작정치와 흑색선전을 반복해온 통합신당 의원들이 정치권에서 영원히 퇴출되도록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김경준씨를 이용한 배후의 검은 세력도 끝까지 추적해 처벌받게 하겠다"고 공개 경고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공작정치를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김인식/강동균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