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중국 투자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물고 물리는 국부펀드] 테마섹, 中투자 확대하고…
테마섹은 골드만삭스차이나의 팡 펭레이 회장이 새로 만드는 중국 사모펀드에 10억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 보도했다.

팡 회장이 조성하는 20억달러 규모의 사모펀드 가운데 절반을 테마섹이 대기로 한 것이다.

나머지 10억달러는 다수의 소액 투자자들로부터 끌어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펀드는 중국 국영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테마섹 이사회는 지난달 이번 투자 계획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10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갖고 있는 테마섹은 최근 들어 싱가포르 국내 투자를 줄이고 해외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5년 49%에 달했던 싱가포르 투자 비중은 올 3월 말 38%로 2년 새 10%포인트 이상 줄었고 대신 동북아시아 투자 비중은 8%에서 24%로 세 배로 늘었다.

아세안(ASEAN) 국가들에 대한 투자 비중도 같은 기간 9%에서 12%로 커졌다.

국가별로는 중국에 가장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중국건설은행과 중국은행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고 최근엔 싱가포르항공과 함께 중국 동방항공의 지분 24%를 9억1800만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이 밖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컨트리가든홀딩스,태양에너지 관련 기업인 잉글리그린에너지 등 중국계 다국적 기업에도 발을 담그고 있다.

사모펀드를 통한 중국 기업 공략도 활발하다.

이번에 참여키로 한 골드만삭스차이나를 포함해 시틱캐피털과 트러스트브리지 등 다수의 중국계 사모펀드에 돈을 묻어두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마섹이 최근 중국 은행 주식을 일부 매각했지만 이는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축소가 아니라 투자 다변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마섹은 지난달 중국 건설은행 주식 2억8000만주와 중국은행 주식 10억800만주를 홍콩증시 장외시장에서 매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