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해 온 한의학 등 수많은 전통 지식이 특허청이 구축한 웹사이트에 통째로 담긴다. 특허청은 6일 한국 전통지식 포털(www.koreantk.com)이라는 웹 사이트를 개통, 한의학과 천연약재에 대한 전통지식이 총망라된

데이터베이스(DB)를 선보인다. 이번 인터넷포털 구축은 국가 고유의 전통지식을 지식재산권으로 삼으려는 세계적 추세에 부응하고 한국이 지식강국으로서 발돋움하는데 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을 담고 있나=특허청은 전통지식 DB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2005년부터 3년 동안 한의학 관련 DB를 구축해왔다.이 포털 사이트에는 우리나라에 산재해 있는 전통 지식에 대한 학술 논문과 천연 약재ㆍ전통 처방ㆍ병증 정보,한의학 용어사전,특허분석 정보,화합물 정보 등 모두 28만여 건에 이르는 방대한 전통 지식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한국 전통지식 포털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전통 지식에 대한 국제적 보호막이 될 뿐만 아니라 한국 전통지식 관련 산업 발전의 출발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특허 출원에 대한 심사처리 과정에서 전통지식 DB를 선행기술 문헌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해외 거대 자본에 의한 우리 전통 지식의 도용을 방지하고 한국의 지재권 위상 강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왜 전통지식을 주목하나=21세기는 바이오 시대로 불린다.

바이오 기술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일본 등 선진국들이 가장 공들이는 분야다.

이 가운데 제약 부문은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화합물에 의한 신약 개발이 정체된 상태에서 천연물에 의한 신약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현대 제약산업에서 천연물은 전체 제약산업 원료의 8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막대해졌다. 이 때문에 각국은 자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전통 지식 및 유전 자원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유전 자원을 이용한 전통의학 지식은 천연물 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군을 탄생시키는 등 21세기 바이오산업 부문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전통지식 알리는 첨병 역할=전통 약물 자원과 유전 자원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전통 지식의 잠재적인 가치가 증가하면서 정부는 2003년 8월 한의학 육성법을 제정했다.

또한 보건복지부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등 각 부처는 천연물 신약 개발,천연물 건강제품 개발,한방치료기술 연구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한국 전통지식 포털은 한의학 분야 연구개발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국가지식 인프라의 역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통 지식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관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상우 특허청장은 "한국 전통지식 포털 개통은 한의학 등 한민족이 수천년간 쌓아온 지혜를 세계화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