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거래일 기준 열흘 만에 1900선을 탄환하며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외국인의 공격적 매도세가 일단락되면서 국내 수급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말 수익률 관리를 위한 기관투자가의 '윈도 드레싱'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연말까지만 본다면 저점은 이미 확인했으며 연말 20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에 120일선 회복

30일 코스피지수는 28.44포인트 올라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경기선으로 여겨지는 120일선(1888)을 가볍게 뚫고 올라섰다.

경기 회복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 내 기대감이 살아난 셈이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도 투자심리를 북돋웠다.

버냉키 의장은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하며 오는 1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더욱 키웠다.

최근 급등한 채권 금리는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지희 신영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기대수익률이 국채 수익률보다 여전히 높다"며 "금리가 8%대로 올라서기 전까지는 한국 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외 증시에 따라 변동성은 커질 것이지만 연말까지 볼 때 이미 저점은 찍었다"고 말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과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도 바닥을 확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국내 기관들의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외국인의 매도세도 주춤해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시각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12월 반등장 이어질듯

구 센터장은 "1900선 내외에서 등락을 보인 후 연말 20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순매도가 정점을 지난 데다 4분기 기업 실적 개선 추세도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부사장은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연말 기관의 윈도 드레싱 효과가 예상된다"며 "외국인도 현재의 원·달러 환율에서는 팔고 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수적 시황론자인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12월장은 1850~1950선의 박스권 흐름을 예상했다.

그는 "내년 국내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3% 정도로 보면 1950선이 적정 지수"라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추가적인 유동성 랠리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구 센터장이나 김 부사장은 크게 조정을 받은 중국 관련주가 반등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홍 센터장은 "연말 장세는 뚜렷한 주도주가 없는 가운데 중국 관련주나 내수 및 정보기술(IT)주들이 돌아가며 주도권을 탐색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말 랠리가 2000선을 넘어 전 고점을 뚫는 강세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데는 이견도 많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5만건을 넘어서는 등 경기지표 자체가 나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내적으로도 경기선행지수가 내년 1분기까지 둔화될 것으로 보여 내년 1분기 하단을 1700선으로 예상했다.

김 센터장도 "내년 초 미 금리 인하 효과가 경기지표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윈도 드레싱='창문에 윤내기'란 뜻으로 기관들이 결산기를 앞두고 보유 종목의 종가 관리 등을 통해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