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선전이 본격화되면서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 간 고소·고발전이 난무하고 있다.

각각 상대 후보에게 치명상을 입히기 위한 '창'의 수단으로,적의 공세를 무디게 하기 위한 '방패막이'로 삼아 고발장을 들고 검찰로,선관위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비방전도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선거전은 초반부터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BBK만 10건 넘어=올해는 경선 과정에서부터 유례 없는 고소·고발전이 잇따랐다.

각 당이 당 내 경선을 치르면서 '같은 식구' 간 고소·고발된 인원이 2002년(22명)의 6배가 넘는 140명에 이를 정도다.

신당과 한나라당 간 고소·고발 사건은 벌써 수십 건에 달한다.

BBK 사건만 해도 신당과 한나라당 간 10건이 넘는 고발장이 접수됐다.

공식 대선전에 들어가면서 고소·고발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상대 당의 대선 후보도 포함됐다.

한나라당은 29일 신당의 이명박 후보 비방 광고와 관련,광고물 제작에 관여한 홍보 책임자들을 전원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또 신당의 정동영 후보와 박영선 김종률 정봉주 의원,김현미 선대위 대변인을 '흑색선전 5적'으로 규정해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의 부인 김윤옥씨는 자신의 시계를 명품이라고 주장한 김현미 대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1억원을 청구한 상태다.

황영기 선대위 경제살리기 특위 부위원장과 경선 기간 이 후보의 홍보전략 팀장을 맡았던 지승림씨도 자신들이 '삼성 비자금' 사건과 연루됐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한 김현미 대변인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뜻을 밝혔다.

신당도 이에 뒤지지 않고 있다.

주로 이명박 후보에게 집중되고 있다.

이 후보를 운전기사·자녀 위장 취업,BBK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검찰과 선관위에 고발 또는 조사를 의뢰했다.

이 후보의 한양대 '고액 강의'와 관련해서도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이 후보와 가족들에 대한 세무조사 요구서를 국세청에 제출했다.

BBK 의혹 수사와 관련,정치 공작설을 제기한 홍준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 등을 고발했다.

김현미 대변인은 BBK 이면계약서 도장이 '위조'라고 주장했던 홍 위원장 등을 대상으로 고발뿐만 아니라 "죄질이 무겁다"며 거액의 손해배상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2002년 대선잔금 처리 의혹과 관련,이회창 무소속 후보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고발키로 했다.

◆지도부,험한 말=지도부 입에선 '노망''집단 최면''피의자 이명박' 등의 험한 말들이 오갔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신당을 향해 "해도 해도 안 되니까 몸부림도 치고 발악도 하고 이성을 잃은 것 같다"며 "그 분들(신당)이 노망,집단 최면에 걸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근태 신당 선대위원장의 '노망 발언'과 노웅래 의원의 '국민 최면' 발언을 반박한 것이다.

신당의 이 후보 직접 조사 요구에 대해서도 그는 "집단 최면에 걸려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저 분들이 노망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효석 신당 원내대표는 의원 총회에서 "오늘부터 나는 이 후보를 이명박 피의자로 부르겠다"며 "우리 당 율사들과 법률 검토를 마쳤다. 여러분도 이명박 피의자로 불러 달라"고 당부했다.

홍영식/노경목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