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다니는 동안 이렇게 기쁜 날은 처음입니다. 여수시민인 제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여수 파이팅!"(여수시민 채호형씨)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선정된 전남 여수는 27일 하루내내 축제 분위기였다.

아침부터 축포가 하늘을 수놓았으며 오가는 차량은 경적을 울리며 박람회 유치를 축하했다.

시내 곳곳의 음식점과 카페들은 '오늘 소주 공짜' '커피 공짜'를 내걸며 여수의 세계도시 발돋움을 자축했다.

여수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여수의 박람회 유치를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전국 각지에서 쇄도해 여수박람회 유치가 전 국민적 관심사임을 입증했다.

축제는 27일 오전 5시50분 박람회 유치 직후부터 시작됐다.

26일 밤부터 전남 여수시 학동 여수시청 앞 광장에서 밤샘응원을 펼친 2000여명의 여수시민들은 '여수 유치 확정'이라는 낭보가 방송 자막을 통해 전해지자 두손을 치켜들며 만세를 외쳤다.

여수시민들은 수십 발의 축포가 새벽 하늘을 수놓자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환호했다.

때마침 애국가가 울려퍼져 응원하던 시민 모두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여수만세를 외쳤다.

최오주 여수 부시장과 가수 설운도씨도 시민들과 함께 샴페인을 터뜨리며 박람회 유치를 자축했다.

축제의 절정에 '뽀식이' 이용식씨가 "여수를 위하여,대한민국을 위하여,세계 인류를 위하여,모두를 위하여"라고 선창하며 건배를 제의했다.

날이 밝자 도로를 지나는 차들은 일제히 경적을 울리며 2002년 한ㆍ일 월드컵 당시의 열띤 분위기를 연출했다.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뜬눈으로 밤을 새운 시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여수 파이팅!' '여수 승리'를 외쳐댔다.

이윤주씨(42ㆍ여)는 "여수시민들이 간절하게 바라던 세계 박람회 유치를 이뤄내 기쁘다"면서 "한반도의 최남단인 여수시가 낙후된 모습에서 벗어나 새롭게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감격해 했다.

밤샘 응원에 지친 시민들을 위해 공짜로 식사를 제공한 음식점들도 많았다.

여수시청 주변의 미로횟집은 이날 하루 점심 식사를 손님들에게 무료로 제공해 100여명이 공짜 점심을 먹었으며,돌산대교 인근에 위치한 커피숍 헤밍웨이도 차와 음료를 무료로 제공했다.

여수 여서동과 중앙동 일부 음식점도 소주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반짝 이벤트를 펼쳤다.

여수시민뿐 아니라 전남도민도 축제에 동참했다.

전남 무안군에 있는 전남도청 앞에 모인 무안군민과 목포시민 1000여명 등은 여수시민들과 더불어 세계 박람회 유치를 기뻐했다.

여수 유치가 확정된 이후 흥분의 도가니로 변한 전남도청 1층 '윤선도홀'에서는 도립 국악단원들이 오전 9시까지 약 3시간 동안 강강술래와 남도민요 등을 부르며 철야 응원을 벌였던 도민 500여명과 어울려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또 무안농악단원 40명은 직원이 출근하는 도청 앞마당에서 꽹과리를 치며 흥을 돋운 데 이어 도청의 각 사무실을 돌며 박람회 유치의 기쁨과 감동을 이어갔다.

여수=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