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I가 2008년 석유화학 경기 하락을 전망했지만, 이를 과신하지는 말라."

화학업계에서 예측의 지표로 삼고있는 통계자료를 제공하는 CMAI를 무조건 믿지 말라는 주장이 26일 제기됐다.

CMAI는 1979년 설립된 민간컨설팅 업체로 미국 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다. 석유화학, 정밀화학, 화학섬유 등 화학업계 전반에 걸친 수요, 공급, 가격 등을 분석 예측하고 컨설팅을 하는 업체로, 국내 증권사를 비롯한 기업들이 CMAI의 자료를 참고하고 있다.

차홍선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CMAI는 2008년 석유화학 경기하락, 2010년 경기 저점, 2011년부터 경기상승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2008년, 2009년 석유화학 업황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어 "CMAI는 2004년 이전까지는 정교한 전망으로 명성이 있었으나, 2004년 이후 전망에는 오차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CMAI는 2004년부터 석유화학 경기가 급락할 것으로 5년전 부터 예상했으나, 석유화학경기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간 호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차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CMAI의 오차는 대부분 신규프로젝트가 중동에서 발생해 미국계 컨설팅사인 CMAI가 정확히 집계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따라 CMAI 전망을 과신해 석유화학업종이 하락할 것으로 유추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CMAI가 2004년과 2005년 전망을 크게 빚나간 건 사실이나 이는 폭발적인 중국수요와 중동프로젝트 지연 때문"이라며 "당시 CMAI 뿐 아니라 테크논(Tecnon), 켐시스템즈, SRI컨설팅 등 화학관련 컨설팅 업체들의 전망이 대부분이 틀렸다"고 전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4~2005년 중국 수요의 급격한 증가와 중동 지역 프로젝트들의 불발, 신증설 지연 등으로 컨설팅 업체들의 예측치들은 대부분 빚나갔다는 것.

당시 대부분의 컨설팅 업체들은 영국, 미국 등에 본사를 두고 있어 아시아와 중동지역의 예측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후 각 지역에 사무소를 두고 수급상황을 파악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였지만 시장을 밀착해 따라가지 못했고, 현재 경쟁력을 갖춘 업체는 그나마 CMAI, 테크논 정도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B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라해도 그들의 전망을 과신하지는 않는다"면서 "석유화학 업계의 특징에 따라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기 위한 로데이타(raw data)를 활용하기 위해 컨설팅 회사의 자료를 이용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일부 기업들이 시장 예측을 할 때 CMAI를 과신하는 경향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차 애널리스트는 "석유화학 경기는 2008년 강세, 2009년~2010년 소폭 하락, 2011년부터 상승 반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08년 신규 석유화학 공급은 에틸렌 기준으로 400만톤으로 예상되나, 신규 석유화학 수요는 500만톤으로 수요가 공급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 더불어 2009년 하반기부터 중동의 에탄가스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아 석유화학 가격 및 마진 하락이 제한돼 호황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