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만에 반등한 코스피 지수가 상승폭을 한껏 늘리며 1830선을 향해 가고 있다.

지지선을 잇따라 하향 이탈하며 조정 연장의 우려감까지 자아냈던 시장이 급반등하면서 잔뜩 쪼그라들었던 투자심리도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기다리던 반등이긴 하지만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란 점 등에서 시장이 안정적인 상승 추세로 다시 돌아설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양증권은 "시장이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나타내고 있지만, 당분간 미국 등 글로벌 증시 움직임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긴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외적인 불확실성의 지속으로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매수 전환하는데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란 점에서 기술적인 반등폭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

흥국증권 역시 "단기적인 밸류에이션 왜곡 심화와 절대주가의 낙폭 과대로 이번주 기술적인 반등 시도는 필연적"이라면서도 "수급 기반이 약화됐다는 점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수가 급반등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13일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지만 기관과 개인은 여전히 눈치를 보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기관은 2000억원 넘는 주식을 내다 팔고 있고, 개인도 '사자'로 돌아서긴 했지만 순매수 규모가 6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흥국증권은 반등 흐름이 나타나더라도 코스피 지수가 1700~1880포인트 사이의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점쳤다.

신영증권은 "증시를 둘러싼 악재들이 모두 해소된 단계가 아니라는 점이 상승 추세로 돌아서는 힘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지수가 등락을 거치는 완만한 반등 국면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금리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국내 증시의 가격 매력을 희석시킬 수 있으며, 외국인 움직임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직은 투자심리가 불안하고 시장의 변동성도 높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이 반등을 이용해 갑작스레 매물을 쏟아낼 경우 또한번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다.

신영증권은 다만 "외국인 매도의 위력은 점차 감소할 것"이라면서 "빠른 V자형 반등은 힘들겠지만, 연말까지 주식시장은 완만한 회복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소장호 연구원 역시 주식시장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보이는 국내 금리가 지수 상승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상승은 유동성 및 주식의 상대적 매력을 축소시키는 잠재 리스크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로 인해 주식시장의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다는게 이 증권사의 분석이다.

이어 이 증권사는 1800선이 일단 지지될 경우 투자심리가 다소 개선되며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증권은 "수급 불안 속에 시장에 대한 신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나친 비관에 빠지기 보다는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공포심리를 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