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은 25일 오후 5시(한국시각 26일 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더반에서 실시된 2010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의 대륙별 예선 조 추첨 행사를 통해 그동안 제기된 회의론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날 국영 TV인 SABC 방송이 전국에 생중계하는 가운데 진행된 조 추첨행사에서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남아공에서 월드컵이 개최될 것이란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남아공 월드컵이 성공할 것이란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남아공 국내외에선 치안과 경기장, 교통 등 인프라 등의 문제로 인해 다른 나라에서 2010 월드컵이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또 블래터 회장도 대체 개최지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천재지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조 추첨에 앞서 1시간 30분 동안 특집 프로그램을 진행한 SABC의 흑인 남성 앵커는 세계 170여개국에서 지켜보는 이번 행사를 통해 남아공, 아프리카 대륙이 세계 수준의 대회를 잘 치러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은 블래터 회장에 앞서 연설을 통해 "아프리카는 준비가 돼 있다.

아프리카의 시대가 왔다"며 아프리카에서 처음 열리는 월드컵 대회를 통해 남아공, 아프리카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남아공 월드컵 조직위원회(SALOC)의 어빈 코자 회장은 조 추첨 과정에서 2010 대회 슬로건을 "아프리카의 인간애를 경축하자(celebrate, Africa's humanity)"라고 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아프리카가 내전과 빈곤, 질병 등 주로 부정적 이미지로 국제사회에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2010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친절과 따뜻함 등 아프리카 사람들의 인간애를 세계에 보여주자는 취지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조 추첨에는 정몽준 FIFA 부회장과 대니 조던 SALOC 위원장 등 3천여명의 대표단과 취재진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0...이날 첫번째로 이뤄진 아시아 지역 조 추첨에 앞서 방영된 영상물에는 안정환 선수가 2002 월드컵 대회에서 골을 넣고 그라운드를 달리는 모습과 서울시청 앞에서 붉은 색 티셔츠를 입고 운집한 시민들의 거리응원 모습이 담겨져 눈길을 끌었다.

한편 아시아 지역 조추첨에 참여한 이란의 알리 다에이 선수는 모국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싱가포르와 함께 한 조에 포함된 데 대한 반응을 묻는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의 질문에 "예선을 통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낙관론을 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