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가운데 일부 중대형주들이 급락하면서 지수 낙폭을 키우고 있다.

23일 오후 1시54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1.95P(1.78%) 떨어진 1767.07을 기록하고 있다.

주요국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주말을 앞두고 경계심리가 고조되면서 수급 공백을 야기시키고 있다.

여기에 확인되지 않은 악성 루머까지 더해지면서 지수는 한때 1745포인트까지 주저앉았다.

증시 주변 여건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얼어붙은 투심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국내 증시의 전망을 한층 어둡게 하고 있다.

이시각 현재 외국인들이 669억원 순매도로 12일째 '팔자'를 이어가고 있고, 그 동안 버티던 개인(-1963억원)도 전날에 이어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기관은 2586억원 순매수.

현물 시장의 급락으로 현선물 가격차가 벌어지면서 프로그램 매수세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는 4359억원.

중대형주들의 급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갖은 악성 루머에 시달리며 가격 제한폭 근처까지 급락하고 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보유 비중이 높은 동양제철화학두산 등도 한때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동양제철화학의 경우 이달 들어 주가가 수직 강하하면서 지난 1일 기록한 고점(39만1500원) 대비 반토막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이시각 현재 주가는 18만8000원.

이 밖에 S&TC와 웅진홀딩스, 동부건설, 대한전선 등 비교적 굵직굵직한 종목들이 줄줄이 내팽개쳐지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투심을 흔들고 있다.

철강과 조선 등 그 동안 시장을 주도해왔던 종목들도 가격 부담 등이 부각되며 낙폭을 키우고 있다.

한편 코스닥 시장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외국인과 기관이 일부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규모가 미미한데다 개인 투자자들도 사흘째 시장을 외면하면서 상대적으로 더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지수는 3% 넘게 하락한 698.70포인트. 코스닥 지수가 700선 아래로 밀려나기는 서브프라임 악재가 닥친 지난 8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과 마찬가지로 미래에셋의 보유 비중이 높은 소디프신소재가 하한가 근처까지 밀려나고 있고, SK컴즈와 키움증권, 포스데이타, 성광벤드, 주성엔지니어링 등 큰 종목들의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투매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악화된 투자심리가 먼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