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를 건축한 이집트인들은 기하학적 지식이 뛰어났음에도 왜 수학을 발전시키지 못했을까.

과학저술가 이종호씨는 '천재를 이긴 천재들 1,2'(글항아리)에서 "당시 이집트에는 정확성에 대한 개념과 앎에 대한 탐구가 결여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용적인 면만 고려한다면 홍수로 사라진 사방 100m의 밭을 99.5m만 되찾아도 밭 주인은 큰 불평을 하지 않지만 수학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면 0.5m의 차이가 대단히 커진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등장하기까지는 누구도 이런 엄밀한 문제를 고민하지 않았다.

그리스인들의 중요성은 바로 이 질문에 도전하고 정답을 찾으려 노력했다는 점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이번 책은 과학사에 등장하는 천재 200여명 가운데 22명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다룬 것.1권에서는 과학적 사유의 방법을 창시한 사람들,2권에서는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와 지구를 넘어 우주로 이어지는 시공간의 확장을 살폈다.

저자는 귀납과 연역의 원리를 모두 중시한 아리스토텔레스에 이르러서야 진정한 과학적 사유가 탄생했다고 얘기한다.

또 아르키메데스를 인류 최고의 공학자로 꼽는다.

지렛대 원리로 물을 공중으로 퍼올리는 아르키메데스의 나사를 발명하고 부력의 원리를 최초로 규명해 화학과 공학기술을 접목시킨 주인공.자신이 창안한 이론을 검증하는 데 실험이나 발명을 이용했고,물리적 현상들을 표현할 수 있는 수학이 존재한다고 인식함으로써 진정한 과학시대의 출발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공학자라는 것이다.

이 밖에 과학과 예술의 경지를 넘나든 레오나르도 다 빈치,지동설의 창시자 코페르니쿠스,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 등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저자가 꼽은 과학 인물에는 최무선도 포함됐다.

최무선은 중국에서 화약의 원료만 수입해 자신의 방식으로 그것을 배합하고 화약을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1권 376쪽,2권 368쪽.각권 1만5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