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우라는 외적 이미지와 '황정민'이라는 내적 본질 사이에서 늘 괴리감을 느꼈는데 이번 뮤지컬에서 그런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배우 황정민(37)이 4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다시 선다.

그는 이탈리아 영화감독 페데리코 펠리니의 자전적 영화 '8과 1/2'을 무대화한 '나인'에서 주인공 귀도 콘티니로 변신한다.

'나인'은 1982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뒤 그 해 토니상 5개 부문을 석권했다.

2003년 리바이벌 공연에서는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연을 맡아 더욱 유명해졌다.

내용은 영화감독 귀도가 '위대한 예술가'로 평가받는 외부의 모습과 '평범한 인간'일 뿐인 본연의 모습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나가는 과정.제목의 '나인'은 귀도가 '아홉번째' 영화를 만들면서 겪는 일들이라는 데서 따왔다.

황정민은 "TV로 '나인'을 봤는데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열정적인 연기에 반했다"며 "언젠가는 꼭 하고싶다고 생각하던 중 제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4년 만에 하는 뮤지컬이지만,스크린과 무대에 상관없이 기본적인 것만 잘 지킨다면 그 동안 공백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래는 처음 음악을 시작하는 사람처럼 무릎치며 박자를 맞추고,대본은 주인공에게 완전히 동화될 때까지 주야장천 읽는 수밖에 없죠."

그는 귀도를 '열정과 우유부단함'을 함께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아내 외에 정부를 둘 만큼 정력적인 듯하지만 둘 중 누구도 선택하지 못하고 환상 속의 여인 '클라우디아'를 꿈꾸는 것만 봐도 그렇다.

누구나 갖고 있을 법한 '이중성'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전달하느냐가 관건.

주인공 외에 17명이 모두 여성인 점도 재미있다.

김선영이 귀도의 부인 루이사,양소민이 귀도의 환상에 등장하는 클라우디아로 변신한다.

내년 1월2일부터 3월2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관람료는 3만~12만원.1588-5212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