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가 넘는 케이블TV 프로그램을 휴대폰으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온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CJ케이블넷은 '모바일 네트워크TV' 개발을 끝내고 이달 중 서울,인천 일부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에 나선다.

이는 디지털 케이블TV 방송을 휴대폰으로 전송하는 서비스로 휴대폰이 터지는 곳이면 어디서나 케이블TV를 시청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CJ케이블넷은 이번주 중 디지털 케이블TV에 가입한 100여 가구를 선정해 12월 초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2개월간 시범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대상 지역은 CJ케이블넷의 서비스 지역인 서울 양천구와 인천 계양구.부평구 등이다.

서비스 브랜드로는 양사의 대표 브랜드를 활용해 'T와 헬로D가 함께 하는 집 밖에서 보는 TV'라고 정했다.

양사는 이미 가정 내 케이블TV 신호를 외부로 전송하는 '엔박스(N-box)'라는 디지털 미디어 어댑터(DMA)와 휴대폰에서 TV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전용 프로그램 등을 개발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휴대폰으로 집에 있는 셋톱박스를 원격 조종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도 있다.

양사는 엔박스에 웹카메라를 연결해 휴대폰으로 집안을 원격 감시하거나 PC에 있는 콘텐츠를 휴대폰으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미국 슬링미디어가 제시한 '플레이스 시프팅'(방송 프로그램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모바일 기기 등으로 시청하는 것)이란 개념과 비슷하다.

슬링미디어는 올해 초 이동통신사업자 허치슨과 손잡고 집에서 보는 TV를 휴대폰으로 시청하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모바일 네트워크TV는 방송을 휴대폰으로 본다는 점에서 위성DMB.지상파DMB와 비슷하다.

채널 수는 20개 안팎인 기존 모바일 방송과 달리 100개가 넘는다.

SK텔레콤과 CJ케이블넷은 시범 서비스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고 요금을 결정해 내년 상반기 중 상용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모바일 네트워크TV를 이용하려면 엔박스를 구매해 케이블TV 셋톱박스와 가정 내 초고속인터넷에 연결하면 된다.

이 서비스의 성공 요건으로는 요금이 꼽힌다.

엔박스 구입비나 요금이 지나치게 높으면 가입자를 늘리기 어렵다.

양사는 엔박스 기능을 셋톱박스에 내장함으로써 가격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요금은 시범 서비스를 끝낸 뒤 확정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휴대폰을 이용한 방송 서비스라는 점에서 (자회사 TU미디어의) 위성DMB와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차세대 방통융합 서비스 시장을 타진하는 차원에서 모바일 네트워크TV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