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결단' 여부 주목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 협상이 21일로 사실상 최종 시한을 맞은 가운데 양당간 막판 담판을 통해 극적인 타협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둘러싼 이견은 민주당측의 양보로 해소됐으나, 최종 쟁점인 의결기구 구성 비율을 놓고 신당은 `7 대 3'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당초 4인 회동에서 합의된 대로 `5 대 5'를 유지할 것을 고집하고 있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당은 이날 중 협상단장인 문희상 상임고문이 카운터파트인 민주당 최인기 원내대표와 접촉을 시도한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당은 "`5 대 5' 구성 합의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추가 접촉은 없다"는 입장이어서 공식 협상채널은 단절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신당 정동영 후보가 `전당대회를 내년 6월 이전에 개최할 수 있도록 하되, 의결기구 구성비율을 5 대 5로 한다'는 민주당측 수정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결단을 내릴 지 주목된다.

정 후보의 한 측근은 이날 오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오전 중 문희상 최인기 두 협상단 대표가 만날 가능성이 있는데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정 후보가 어떻게 움직일 지도 결정될 것"이라며 "어젯밤 사이에 별 진전이 없었는데 만약 오늘도 협상이 잘 안 되면 정 후보가 치고 나가면서 결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후보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인 민병두 의원은 "상황을 좀 더 봐야 한다"며 "오늘은 어쨌든 결판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당내 호남권 중진, 386 초.재선, 친노그룹 등은 의결기구 `5 대 5' 구성안은 수용할 수 없다며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정 후보의 결단으로 내부 설득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신당이 제안한 `7대 3' 구성안에 대해 협상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인제 후보가 독자 대선행보를 재개하는 등 `마이웨이'를 택할 태세다.

이인제 후보는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 "양당 대표.후보가 함께 서명하고 국민앞에서 발표한 것을 신당에서 휴지조각으로 만든 것은 민주당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5대5' 합의를 깨고 `7대3'을 받을테면 받으라는 식으로 사실상 결렬을 통보해왔는데 거지한테도 그렇게 못한다"며 "공천이 아니라 의결기구만 동수로 구성하자는 것이고, 그래야 세가 약한 민주당 사람들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경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종필 대변인도 "(협상재개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며 "이혼했다가 재결합하자고 해서 발표까지 했는데 저쪽이 결렬시켰다.

신의가 금가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시내 대방동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열리는 `농업회생을 위한 농촌지도사업' 세미나에 참석한 뒤 `대선장애인연대'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독자행보를 재개한다.

이처럼 양당이 강경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당대당 통합이 무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며, 그럴 경우 일단 각자 후보등록을 마친 뒤 여론의 추이를 봐서 선거연합을 하는 방안이 차선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후보등록후 선거연합 방식의 단일화를 하는 경우 시너지 효과가 당대당 통합보다 약할 수밖에 없다.

신당의 또다른 단일화 대상인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전날 정 후보와의 토론회를 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정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어 단일화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문 후보측 관계자는 "토론회는 하겠지만 단일화가 왜 필요한지까지를 포함한 토론이어야 한다"며 `연합정부' 구상에 대해서는 "참여정부의 연장은 안되고 새로운 미래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에 의한 연합정부, 새로운 인물과 리더십으로 대표되는 연합정부라면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