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하루였다. 20일 1800선 근처까지 갔던 코스피 지수가 장 후반 1870선을 회복하면서 투자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투자심리가 잔뜩 위축된 상황에서 1800선까지 무너졌을 경우 시장이 한층 더 어려워질 것임은 불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

하지만 최근 급락시 장중 낙폭의 상당 부분을 만회하는 움직임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시장의 기본적인 체력과 하방 지지력을 확인해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기술적 분석상 반등을 기대해볼만한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당분간 추격 매도는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조언하고 있다.

21일 삼성증권 안태강 연구원은 "지난 8월 하락시에는 이동평균선간의 간격이 많이 벌어져있었지만 지금은 상대적으로 간격이 좁다"면서 "이동평균선의 간격이 좁다는 것은 기술적 반등이 보다 수월한 여건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미국발 신용위기가 기업부문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지만 이미 한차례 경험을 했다는 점에서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번 조정이 8월의 조정보다 더 심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

대신증권은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주간 기준으로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한 가운데 6주 연속 하락한 2004년 7~8월 이후 코스피 지수가 4주 이상 연속 하락한 경우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조정폭이 깊었던 2006년 5월이나 지난 8월에도 4주 연속 하락한 이후 주가는 반등했었다면서 반등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판단했다.

동양종금증권 정인지 연구원도 "기술적으로 전날과 같이 아래 꼬리가 긴 양봉이 나타날 경우 반등 가능성이 높다"면서 "코스피 지수의 급락세는 일단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의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라는 점에서 본격적인 반등 국면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한적 수준의 반등을 점치며 신규 매수 포지션 진입을 서두르기 보다는 진바닥을 확인한 후 진입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안 연구원은 "주가가 내릴수록 투자자들이 견딜수 있는 체력은 약해지기 마련"이라면서 "그러나 지금은 외국인의 공격적 매도에 의한 오버슈팅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추격 매도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시장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지만 과매도권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추가 조정보다는 반등을 기대해볼만한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추격매도는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