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파업 계속" vs "협상 먼저"

정부의 공기업 특별연금 개혁에 반발해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프랑스 노동계가 노-노(勞勞)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공교통 부문의 노동단체들은 17일 노조원들의 파업 이탈률이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총파업을 계속해 나갈 것인지 등 향후 투쟁전략을 둘러싸고 견해차를 보이며 대립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제시한 노사정 3자 협상에 응하는 절차와 방법 및 시기 등을 놓고 온건 단체와 급진 단체 사이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거져 나오고 있다.

주요 노동단체인 민주노동동맹(CFDT) 지도부는 프랑스국영철도(SNCF) 노조원들에게 정부 및 사측과의 3자 대화 채널이 즉각 가동될 수 있도록 파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15일 이미 파업을 중단하기로 결의한 CFDT는 이날 회의를 열어 조합원들의 사업장 복귀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몇몇 급진 노동단체들은 최대규모의 CGT(노동총동맹)와 정부간 협상 합의소식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주초까지 파업을 끌어가기로 했다.

공무원 감축 정책에 반대하는 공무원 노조가 파업에 착수하는 20일까지 파업을 이어가면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이런 가운데 SNCF 노조원의 파업 참가율은 16일 32.2%로 또 떨어졌다.

이런 수치는 14일 64%, 15일 46%에 비해 더욱 더 하락한 것이어서 연일 조합원들의 이탈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과격조합원들은 이런 조합원 이탈에 반발한 듯 철로에 돌을 갖다 놓거나 폭죽을 터뜨리거나 철도 신호탑을 망가뜨려 열차 운행을 방해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욤 페피 SNCF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파업 근로자들이 열차 운행을 막고 있다"면서 "이런 행위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으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노동계 내부의 갈등이 이처럼 수면 위로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는 파업이 중단되기 전까지는 노사정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