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가 외환은행 실사를 한 달 전에 끝내고도 금융감독 당국에 인수 승인을 신청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HSBC는 이날까지 금융감독위원회에 외환은행 인수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론스타 역시 수출입은행에 태그 얼롱(tag along,론스타와 같은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 행사 여부를 타진해 오지 않았다.

현재 외환은행 지분은 론스타가 51.02%,수은이 6.25%를 갖고 있다.

수은이 어떻게 할지를 론스타가 묻고 수은이 매도 여부를 결정해야 HSBC가 인수할 지분 규모가 확정된다. 이는 HSBC가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금감위에 신청하기 바로 전 단계에 해당한다.

금융계에선 HSBC가 이처럼 미적거리는 것에 대해 '대선이 어떤 영향을 줄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HSBC가 론스타와 계약을 맺은 지난 9월 초 이후 견지되고 있는 금감위의 입장이 대선을 계기로 어떻게 달라질지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금감위는 지금까지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 등 론스타 관련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는 검토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여기에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마저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으며,김용덕 금감위원장은 지난달 26일 "법원의 판결이란 최종 판결을 말한다"며 더욱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HSBC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HSBC는 지금 이 분위기에서 인수 승인 신청서를 내 봐야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아직까지 시간 여유가 있는 만큼 대선 과정이나 대선 결과가 재경부나 금감위에 입장 변화를 가지고 올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HSBC가 내년 1월 말까지 신청서를 제출한다면 론스타는 계약을 해지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런 사정으로 HSBC는 다음 달 말이나 늦으면 내년 1월에야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란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외환은행을 인수키로 했다가 좌절된 국민은행은 여전히 인수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