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관송 이정근 화백의 개인전이 서울(다보성갤러리ㆍ19일까지)과 부산(국제신문갤러리ㆍ21~25일)에서 잇따라 열린다.

이 화백은 전통적인 문인화의 화법을 바탕으로 산수의 형태 뿐만 아니라 내용과 정신을 세련된 먹선으로 표현하는 작가.

'산수의 향연'이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에는 자연의 생동감을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필선으로 묘사하면서 인간의 내면까지 담아낸 작품 50여점이 걸렸다.

화업 30년간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문인화 작업에 매달린 이 화백의 미학세계를 엿 볼 수 있는 자리다.

그의 작품 '우후(雨後)'는 활달한 필획으로 산수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포착해내는 서정성 높은 수묵담채화.'북화풍의 골기(骨氣)'와 '남화풍의 색감'을 절충해 여백의 미를 한껏 살렸다.

대범한 대각선 구도,화면 밖으로 걸쳐 있는 사물들의 생략된 위치,선명하고 투명한 청색조의 사용 등에선 현대적인 구상성도 엿보인다.

그의 운필은 인내와 사유,우연이 결합해 만들어내는 이미지들이다.

이 화백은 "기운생동하는 필선을 따라 움직이는 자연과 인간의 마음을 함께 포착해 화면에 배치하려했다"고 말했다.

(02)730-5601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