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제반 환경들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은 상황이지만 투자심리가 진정되면서 시장은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이틀간 시장이 급락의 충격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게 된데는 철강과 조선, 건설 등 기존 주도주들의 힘이 컸다.

통신이나 IT주 등 소외주들의 선전도 있긴 했지만, 그간 상승에 대한 부담과 차익실현 매물 출회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철강이나 건설 등이 지지선을 확인하고 반등하면서 시장의 분위기를 돌려놓았다.

하지만 15일 주식시장에선 이들 종목들이 다시 주춤대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수도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락갭을 메우고 2000포인트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들 주도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후 2000포인트에 안착하는 과정에서는 소외주들이 바톤을 이어받아 힘을 내야 한다는 분석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외국인 매도에 따른 수급 경색으로 과도한 낙폭을 기록했던 철강주와 건설주들이 장기 추세선에서 반등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부 불확실성으로 인해 답답한 '천수답' 장세가 불가피한 시점에서 깊은 가격 조정을 통해 한결 움직임이 가벼워진데다, 업황 펀더멘털 상으로도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낙폭 과대주들의 기술적 반등이 단기적으로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이정민 연구원도 "중국 관련주들의 부활이 분위기 반전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면서 "소외주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업종별 순환매 양상에 더해 중국 관련주들이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이는 매기 확산을 통해 상승 에너지가 강화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

최근 나타나고 있는 중국 관련주들의 상승이 추세적인 반등의 시발점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기술적으로 주요 지지선에서 반등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 장에서도 해결사 노릇을 기대해볼만 하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유가와 환율 등 제반 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2000포인트 안착까지는 기간 조정의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면서 "다만 업종별 순환매와 더불어 중국 관련주들의 재부각은 증시 레벨업 과정의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영증권은 시장의 무게 중심이 여전히 중국 관련주 등 기존 주도주들에 있긴 하지만, 2000포인트에 대한 울렁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소외주의 힘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소외주들이 상승에 가담하면서 증시 저변이 확대되면 번번히 실패하고 있는 2000포인트 안착의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서동필 연구원 역시 "하락갭은 기존 주도주들에 의해 메워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후에는 소외주들의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수가 조정기에 접어들면서 주도주 변화에 대한 고민이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은 변화의 조짐이 없다고 판단.

서 연구원은 "조정 기간에 은행과 유통주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통신 서비스도 이에 동참했지만 이들은 신규 자금으로 샀다기 보다는 기존 주도주들을 덜어내고 남은 돈으로 사들인 것"이라면서 "주도주 교체가 진행 중이란 믿음을 얻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다.

전날 반등을 이끈 것은 단연 기존 주도주였으며 그 중에서도 조정폭이 특히 컸던 종목들이라는 점을 환기시키며 하락갭을 메우는 역할은 기존 주도주가 맡아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 연구원은 "다만 문제는 하락갭을 메우고나서 2000선에서의 저항을 돌파하는 것"이라면서 "저항선을 넘지 못할 경우 시장은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00선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기존 주도주들보다는 오히려 소외주들에 주목하거나 현금을 늘리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판단.

그 이유는 지수가 2000선을 넘어 전고점까지 간다고 해도 기존 주도주들이 각각의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면 추격 매수의 메리트가 없기 때문.

오히려 2000선에서는 사도 손해를 보지 않을 종목들을 고르는 것이 연말까지의 전략으로 유효해 보이며, 저항이 심할 경우엔 현금을 늘리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게 서 연구원의 판단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