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관심이 온통 밖으로만 쏠려 있지만, 증시 내부의 변수 역시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의 힘싸움이 다시 재개되고 있으며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도 다소 약해지고 있다"며 "주식 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5영업일 동안 지난 8월 중순 이후 최대 규모인 2조9000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다시 악동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들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관련된 악재가 불거질 때마다 외국인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 전반에서 동시에 매도하는 움직임을 보였으며, 이 경우 美 증시가 안정될 때까지는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당분간 외국인 매도는 불가피해 보인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다만 다행스러운 점은 한동안 소강 상태를 보였던 기관이 맞대응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며, 외국인들도 막판까지 투매에 가까운 매물을 던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던 지난 8월과 달리 지수가 하락하는 날엔 매도 규모를 줄이고 상승하는 날엔 증가하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들의 매매패턴 변화는 지수가 급락하더라도 지난 8월과 같은 높은 변동성을 보이지 않는 이유라고 판단.

한편 김 연구원은 "美 기업실적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도 한풀 꺾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유니버스내 종목들의 내년 주당순익(EPS) 전망치가 지난 10월 이후 하향 조정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고점 대비 약 2.6% 가량 감소한 상태라고 소개.

유가 급등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실적 전망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하고, 지난 4월 이후 계속된 실적 랠리는 잠시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이 역시도 실적 증가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점에서 단기 부담요인 그 이상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는 "대외 변수 악화와 더불어 내부 변수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투자자 입장에서는 대처하기가 까다로운 시장이 됐다"면서 "주식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오히려 기술적 반등을 이용해 현금비중을 일정부분 늘리는 것이 향후 시장 대응 여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