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농 득 마인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국내 기업 방문과 기업인 면담에 쏟아붓고 있다.

베트남 최고 권력자의 '세일즈 외교'는 베트남의 외국기업 투자유치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잘 보여준다.

특히 베트남 사업에 남다른 정성을 쏟고 있는 SK와 금호아시아나는 그룹 총수가 마인 서기장과 직접 만나 투자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등 흔치 않은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태원 SK 회장은 15일 오전 SK텔레콤 분당기술연구원에서 마인 서기장을 만나 에너지 정보통신 건설 등 다양한 분야의 대(對)베트남 투자계획을 밝히고 협력을 요청했다.

최 회장은 작년 11월 베트남에서 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열 정도로 베트남 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 회장은 마인 서기장에게 SK의 베트남 진출 전략을 소개하고 "유전개발,정유시설 건설과 같은 베트남 기간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또 베트남의 3세대(3G) 이동통신 사업과 U-시티,미니타운 시범 운영사업에 SK가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SK는 베트남과 수교 이전인 1991년 SK네트웍스 호찌민지사 설립을 계기로 베트남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현재 SK에너지가 페트로베트남과 협력해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며,SK텔레콤은 2003년 'S-폰' 서비스를 시작해 32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이날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마인 서기장과 오찬을 가졌다.

박 회장은 "베트남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는 물론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는 박 회장이 직접 "베트남을 중국에 이은 '제2의 해외 전진기지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을 정도로 베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금호건설은 호찌민시의 요충지인 사이공스퀘어 광장에 호텔 아파트 오피스텔을 건립하고 있으며,대우건설은 하노이 투리엠 지구 63만평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작년 10월 빈증성에 연산 315만개 규모의 타이어 생산공장 착공식을 가졌고,금호렌터카는 연내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다른 기업들도 마인 서기장의 방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태광실업 등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CEO들은 이날 오후 마인 서기장과 면담을 갖고 사업 확대방안 등을 논의했다.

베트남 전자제품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LG전자도 16일 마인 서기장이 평택공장을 방문하고 남용 부회장과 면담할 예정이어서 베트남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