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회의서 재협상 결론…민주 '재론 불가' 거듭 확인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이 갈등의 불씨를 남긴 채 외형상 봉합돼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초 전면적 재협상은 물론 합당 선언 무효화 요구로까지 이어졌던 신당 내의 반발 기류는 14일 최고위원-상임고문-선거대책위원장 연석회의를 통해 다소 수그러드는 양상이다.

하지만 연석회의 결과를 놓고 정동영 신당 대선 후보 측과 당 지도부의 입장이 엇갈려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이날 연석회의에서 신당은 민주당과의 통합 및 후보 단일화를 위한 4자 회동의 뜻을 존중한다는 대원칙 아래 통합 조건에 대한 재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협상단은 오충일 당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고 문희상 고문이 단장을,정세균 고문이 부단장을 각각 맡으며 정균환 김상희 정동채 이강래 이호웅 위원장이 단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 같은 결론은 4자회동 합의 선언에 따라 조속히 후속 실무협상을 진행하자는 정 후보 측과 전면적인 재협상을 촉구하는 당내 반발세력의 입장을 적절히 절충한 셈이다.

그러나 앞으로 민주당과 벌일 협상의 성격과 방향을 놓고 여전히 시각차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협상단을 구성한다'는 문구를 놓고 해석이 엇갈린다.

정 후보 측 김현미 대변인은 "4자회동 내용 자체를 재협상하는 게 아니라 4자회동 합의에 따라 후속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신당 이낙연 대변인은 협상의 성격을 '재협상'으로 규정하고 "통합 조건에 대해 다시 논의하는 '정치협상'"이라고 못박았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연석회의에서는 4자회동 합의에 대한 지지와 불만이 한꺼번에 뒤엉켜 나왔다.

지지하는 측은 "대선은 모든 힘을 다 합해서 책임져야 한다"(정대철) "전장에 나가는 장수에게는 황제의 권한도 준다"(천용택) "손잡고 후보를 보호하자"(문희상)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반발파들은 "후보와 대표가 재협상 결단을 내리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김근태)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당리당략이 아니다"(손학규) "대선 이후 선거전략상 효율을 뛰어넘어 민주개혁세력의 혼돈으로 이어질 수 있다"(유시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합의 결과에 대한 '재론 불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4인 합의문의 일점일획도 고칠 수 없다.

만일 신당 측이 4인회동 합의문 변경을 시도할 경우 민주당은 일절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