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이 중대 기로에 섰다.

신당은 14일 당사에서 최고위원-상임고문-선거대책위원장 연석회의을 열고 12일 민주당과의 통합 및 후보 단일화를 위한 4자 회동의 뜻을 존중한다는 대원칙 아래 통합 조건에 대한 재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협상단은 오충일 당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고 문희상 고문이 단장을,정세균 고문이 부단장을 각각 맡으며,정균환 김상희 정동채 이강래 이호웅 위원장이 단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또 임종석 원내 수석부대표가 간사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협상 방향과 관련,이낙연 대변인은 "단순히 실무협상이 아니라 통합 조건에 대한 정치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협상은 불가능하다"며 당내 반발에 대한 정면 돌파 의지를 나타냈던 정 후보는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이날 연석회의에 참석,"12월 대선에 제 정치 인생의 전부와 생명을 걸었다.

민주당과의 협상은 공천,총선과 무관하며 총선과 당권에 티끌만한 관심도 없다.

4자 회동 합의를 존중해달라"고 승부수를 던졌지만 자신의 뜻을 온전히 관철시키지는 못했다.

통합 승부수를 띄워 위기국면을 타개하려던 정 후보로선 예기치 못한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당장 민주당은 재협상 불가 입장이 확고하다.

유종필 대변인은 "4인 합의문의 일점일획도 고칠 수 없다"며 "통합 조건을 바꾸는 협상에는 일체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인제 후보는 "재협상이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다"며 "양당 대표와 후보가 모여 많은 논의 끝에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4자 합의가) 흐트러지면 아무 것도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인기 원내대표는 "4자 회동 합의의 내용을 일부 무효화하거나 수정하는 것은 합당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자칫 통합 자체가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당 내 반발도 여전하다.

친노진영의 이화영 의원은 "전국정당을 버리고 지역주의로 회귀하는 것이며 민주당에 공천권을 상납하는 꼴"이라고 주장했고,우상호 의원은 "내년 전당대회나 총선 문제까지 대선 후보에게 위임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문국현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이계안 의원은 "문 후보가 단일 후보가 돼야 한다.

문 후보 중심의 대통합에 도움이 되기 위해 탈당과 창조한국당 합류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