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대규모 자산상각 계획 없다"..금융불안 우려 진정

월마트 호실적에 투자심리 회복..애플 中 진출 기대에 기술주 급등

1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골드만삭스가 대규모 자산 상각계획이 없다고 밝혀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되고 월마트가 예상을 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소비침체에 대한 우려를 잠재운 영향 등으로 급등했다.

또 애플의 중국 진출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기술주들도 큰 폭으로 올라 나스닥은 3% 넘게 오르면 4년여만에 최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잠정 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19.54포인트(2.46%) 오른 13,307.09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3,000선 밑으로 떨어졌던 다우지수는 이날 상승으로 단숨에 13,300선을 회복했다.

다우지수의 이날 상승폭은 이날 9월18일 이후 최대이고, 올해 들어서는 2번째로 큰 폭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날보다 89.52포인트(3.46%) 급등한 2,673.65에 장을 마감, 2003년 7월 이후 4년여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41.87포인트(2.91%) 오른 1,481.05를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예상을 넘어서는 3분기 실적을 발표,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상승세로 출발한 뒤 골드만삭스가 모기지 관련 자산 등에 대한 대규모 상각 계획이 없다고 밝혀 금융시장 부실 우려가 가시면서 급등세를 나타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과 신용경색으로 미국 대형 금융기관들의 대규모 자산상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대규모 자산 상각 계획이 없다고 밝혀 금융불안 우려를 진정시켰다.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금융서비스 회의에서 모기지 관련 자산의 대규모 상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분석가들이 골드만삭스도 다른 금융기관들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자산 상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던 예상을 부인한 것으로, 블랭크페인 CEO는 500억달러에 달하는 위험 자산의 평가에도 자신이 있다며 이런 자산들이 회사의 경영에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이날 8.5% 오르면서 금융주 상승을 주도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조 프라이스는 이날 회의에서 주택시장 침체로 BOA가 4.4분기에 서브프라임모기지를 포함한 CDO 등에서 30억달러의 상각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실 규모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이날 3분기 순이익이 28억6천만달러(주당 70센트)로 작년 동기보다 8% 늘었다고 밝힌 영향으로 이날 6.1% 상승했다.

월마트의 주당 순이익은 월가의 예상치인 67센트를 웃돌았다.

월마트는 또 올해 회계연도 주당 순이익 전망치를 3.13~3.17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건자재 유통업체 홈디포는 주택시장 침체로 3분기 순이익이 10억9천만달러(주당 60센트)로 작년 동기보다 27% 줄었다고 밝혔으나 주가는 2.3% 상승했다.

애플은 중국의 차이나모바일과 중국에 아이폰을 도입하는 문제를 협상하고 있다는 소식에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10.5% 오르면서 기술주 급등세를 이끌었다.

한편 국제유가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날 고유가 여파로 세계 석유 소비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고 올해 4.4분기와 내년의 석유 소비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에 나설 수도 있다는 기대에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3.45달러(3.7%) 떨어진 배럴당 91.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