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정신이 투철한 디자이너를 육성하고,유럽 명품 브랜드들과는 다르게 한국 상황에 맞는 접근법으로 브랜드를 키운다면 한국도 패션강국이 될 것입니다."

'제25회 대한민국 패션대전' 참석을 위해 내한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미소니사의 비토리오 미소니 회장은 13일 서울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의 패션산업과 신진 디자이너들에 대한 조언을 쏟아냈다.

한국의 패션을 이끌어갈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대한민국 패션대전의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은 그는 "600여명의 경쟁을 뚫고 올라온 30명의 작품을 심사하면서 한국 패션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미소니 회장은 "트렌드를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디자이너 고유의 독창성과 창의력을 얼마나 제대로 보여줬느냐가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데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며 "이를 제대로 보여준 작품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은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다 보여주려고 하는 경향이 강한데 처음에는 액세서리나 소재 등 가장 자신있는 한 부분에서 자신의 강점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탈리아 디자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이탈리아도 '대한민국 패션대전'같은 콘테스트를 매년 열고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있는데 한국과는 달리 단지 몇 명의 스타 디자이너를 찾는 데 치중하기보다 재능있고 역량있는 마케터,재단사 등 패션분야의 다양한 인재를 찾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미소니 회장은 20여년 전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땐 한국 디자인은 그저 유럽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낀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