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떡값 검사'라며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와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 등의 명단을 발표하자 검찰은 "사실무근"이라며 "언제 누구로부터 로비를 받았는지 근거를 제출하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검찰은 사제단이 이날 밝힌 명단에 대해 "신빙성이 없다"면서도 "전체 명단을 공개하라"고 거듭 요구하는 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임 내정자는 12일 김경수 대검 홍보기획관을 통해 입장을 발표하면서 "김용철 변호사와 일면식도 없고,다른 사람과 만나는 자리에서 마주친 기억조차 없다"며 의혹을 정면 부인했다.

임 내정자는 "사제단이 언급한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간부인 이우희씨가 고교 선배인 것은 사실이나,동인을 통해 어떤 청탁이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임 내정자는 에버랜드 담당이 아니었으므로 관리대상에 포함될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임 내정자가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로 부임한 때는 2001년 6월14일인데 삼성에버랜드 사건은 이미 2000년 8월22일 3차장검사 산하인 특수2부로 재배당됐다는 설명이다.

이귀남 중수부장도 김 기획관을 통해 "김 변호사와 대학 선후배 관계인 것은 맞으나 서로 만나서 식사 한번 한적이 없을 정도로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종백 국가청렴위원장 역시 "김 변호사와 검찰 재직 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만나거나 통화한 사실조차 없다"며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은 동향선배로 알고 있지만 로비를 받거나 부정한 청탁을 받은 일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은 차기 총장 내정자가 떡값 검사로 거론된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 기획관은 "오늘 명단 발표는 신빙성이 없다"면서도 "수사의 공정을 담보할 수 있도록 전체 검사의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고 언급,명단에 대해 여전히 검찰이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6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전략기획실장(부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해 이날 특수2부(부장 오광수)에 이 사건을 배당했다.

김홍일 3차장검사는 "비자금 관련 수사에 전문성이 있는 특수2부가 수사를 맡고 추후 수사 진행상황을 보면서 수사팀 인원을 확충하는 등 탄력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태웅/문혜정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