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활황을 주도했던 조선 철강 해운 등 중국 관련주들이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너무 많이 오른 가격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증권가에서는 중국 관련주에서 후퇴해야 한다는 의견도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관련주들이 충분히 조정을 받으면 오히려 매수 기회를 맞을 것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조선·철강·해운주 동반 급락

미국발 악재로 코스피지수가 3.37% 하락한 12일 중국 관련주로 분류되는 기계와 운수창고업종은 각각 6.87%,6.46%의 급락세를 보였다.또 조선주들이 포함된 운수장비업종과 대표적인 중국 관련 소재업종인 철강금속업종,화학업종 등도 3.8∼6.86%나 떨어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종목별로도 시가총액 상위인 포스코(3.41%)와 현대중공업(3.58%) 두산중공업(7.96%) 등 그동안 시장 급등을 이끌었던 종목들이 다른 대형주에 비해 더 큰 낙폭을 나타냈다.

현대상선STX팬오션 한진해운 대한해운 등 해운주들도 3.52∼11.16% 하락했다.올해 스타주로 부상한 동양제철화학을 비롯해 호남석유화학 한화석화 등 소재주들도 나란히 4∼9%대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중국 관련주의 하락에 동참했다.

이 같은 중국 관련주의 약세에 대해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표적인 중국 관련주인 포스코 현대제철 STX팬오션 등은 고점 대비 20∼30% 하락하며 조정이 선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이는 최근 중국 내 소재주의 주가 하락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소재주는 최근 고점 대비 20% 떨어지며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김 연구원은 "중국 소재주 하락은 원자재가격 급등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데 한계가 있고 이에 따라 기업 이익에 압박이 가해질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라며 "국내 중국 관련주도 그 영향 아래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도 종목 변화 조짐

이에 따라 '전술적 후퇴'를 고려해야 한다는 권고가 잇따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중국 관련주의 성장성에 대한 신뢰는 변함이 없지만 적정한 밸류에이션을 찾을 때까지 추가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승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최근 국내 증시는 그동안 포스코와 SK에너지 등으로 대표되는 소재·에너지주가 약세로 돌아서고 LG필립스LCD 신세계 등이 강세를 보이며 주도 업종과 종목의 변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최근 투자에서 소비를 강조하는 패턴으로 바뀐 것이 주도 업종 변화를 이끄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전자부품 디스플레이 유통 자동차업종 등의 투자심리가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중국 관련주의 투자심리 악화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화학 운송 등 중국 관련주 가운데 일부 업종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이상 조짐도 발견되고 있다"며 "대외민감도가 높은 종목보다 내수주 가운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보험 제약 통신서비스 등에 대한 투자가 유망하다"고 권고했다.

반면 중국 관련주가 충분한 조정을 받았다면 재매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내수 관련주에 대한 관심과 함께 저점 분할 매수라는 관점에서 최근 가격 및 기간 조정을 거친 철강 등 기존 주도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지수 1900대 초반에서 조정이 마무리되면 향후 반등 시 충분한 조정을 받은 철강주가 매력을 끌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